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크레인서 고공농성 돌입…"원청 교섭 나서라"

노동위 사용자성 인정에도 교섭 안 열려…정부도 적극 나서야
강인석 지회장, 대통령에 "원·하청 교섭 실태 점검·대책 마련해달라"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이 30일 원청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시스템 발판 조립장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뉴스1) 박민석 강미영 기자 =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6명이 원청과의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하자 경남지역 진보정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한화오션에 즉각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30일 논평을 내고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원·하청 교섭이 가능해졌지만 기업들이 소송 등 법적 절차를 이용해 교섭을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지금 당장 하청노동자들과 교섭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도 원청의 교섭 회피를 방치하지 말고 법 준수를 위한 지도·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성명을 통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한화오션이 사용자라고 판단했지만 교섭은 열리지 않았다"며 "한화오션은 원청 사용자로서 즉각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원청교섭은 하청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이자 법이 보장한 권리"라며 한화오션의 교섭 참여를 요구했다.

경남진보연합도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의 사용자로서 즉각 단체교섭에 나서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도 원청교섭이 실현되도록 책임 있게 나서고 법원은 원청의 집행정지 신청을 신속히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강인석 지회장 등 6명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 발판 조립장 크레인 2곳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번 고공농성은 하청지회와 단체급식·통근버스 운행 등을 담당하는 웰리브지회가 원청과의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218일 만이다.

노조는 원청과의 단체교섭이 성사될 때까지 고공농성을 무기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강 지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왜 원청과 하청노동자 사이의 실질적인 교섭이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노조법 개정 이후 원청과의 교섭이 실제 노동조건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정부가 구체적으로 점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가 원·하청 교섭 실태를 직접 확인하고 교섭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와 하청노동자의 교섭권을 가로막는 제도적·구조적 장애물이 무엇인지 조사해달라"며 "제도는 있는데 권리가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면 이를 작동하게 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이 30일 원청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선행도장공장 지붕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금속노조 웰리브지회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올해 3월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한화오션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한화오션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면서 하청지회는 교섭 대상으로 명시했지만 웰리브지회는 제외했다.

웰리브지회는 한화오션 사업장에서 단체급식과 통근버스 운행, 시설관리 등을 맡는 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조다.

웰리브지회가 이의를 제기해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하자 경남지노위는 한화오션이 웰리브지회를 포함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화오션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도 경남지노위의 초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중노위 재심 판정에 불복해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한화오션 측은 이번 고공농성에 대해 "정당성 없는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 유감이며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