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명분' 902㎏ 필로폰 밀수 도운 40대 징역 5년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900㎏이 넘는 필로폰을 멕시코에서 국내로 밀수입한 뒤 호주로 빼돌리는 과정에서 범행 자금을 전달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방조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를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판단했다.
A 씨는 사촌인 B 씨의 지시를 받아 C 씨에게 업체 운영비와 월급 등 필로폰 밀수입·밀수출 범행에 필요한 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필로폰과 이를 숨기기 위해 동력 전달 등에 쓰이는 산업용 부품인 헬리컬기어를 주문하는 등 범행을 주도했다.
C 씨는 국내에 수출입 업체를 설립해 밀수입과 밀수출을 담당했다. A 씨는 B 씨의 지시에 따라 C 씨에게 현금을 직접 건네거나 계좌로 돈을 보냈다.
B 씨와 C 씨는 2019년 12월과 2020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멕시코에서 헬리컬기어 20개에 필로폰 약 902.2㎏을 숨겨 부산신항으로 밀수입했다. 이 중 약 498㎏은 2021년 1월과 4월 호주로 다시 밀수출됐다. 전체 필로폰 가액은 약 902억 원으로, 국내에서 약 404.2㎏, 호주에서 약 498㎏이 압수됐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돈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스포츠토토 도박 자금으로 알았을 뿐 필로폰 밀수에 쓰이는 돈인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과거 B 씨의 지시로 다른 수출입 업체의 운영자금을 전달했고, B 씨가 연루된 코카인 밀수 미수 사건과 관련해 검찰 참고인 조사까지 받은 점 등을 토대로 필로폰 밀수와 관련된 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범행 이후 C 씨가 수출입 업무에 사용하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받아 폐기한 정황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을 주도하거나 구체적인 밀수 실행을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범죄 수익을 나눠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아 검찰이 기소한 공동정범 대신 방조범으로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공범들이 취급한 필로폰은 1회 투약량 0.03g을 기준으로 3000만 명 이상이 한 번씩 투약할 수 있는 막대한 규모"라면서도 A 씨가 자금을 전달해 범행을 방조하는 데 그쳤고 범행 수익을 취득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
범행을 주도한 B 씨와 C 씨는 앞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17년을 선고받아 2023년 형이 확정됐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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