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 저기 있네!"…연휴 마지막 날 북항, 물살만 보여도 '환호'
추석 연휴 사흘간 북항 32만 명 방문…평소 휴일의 40~50배 인파
일부 시민 부산역 귀경길 잠깐 들르기도 "사람 이렇게 많을 줄이야"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저기 있다 아입니까. 부캉이 저기 있네. 곧 일로 오겠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1시쯤 부산 동구 초량동 북항친수공원. 난간에 기대 수로를 내려다보던 50대 남성 김 모 씨가 물살을 가리키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쏠렸다.
수면 아래 있던 무태상어 '부캉이'가 움직이며 물살을 일으키자, 곳곳에서 "우와" 하는 환호성이 터졌다. 벤치에 앉아 쉬던 시민들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난간으로 달려왔다. 주변 어르신들도 "어이구, 상어가 저리 움직이나. 신기하네"라며 한참 동안 수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흐린 날씨에도 공원은 부캉이를 보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로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도 사람들이 빼곡히 늘어서 상어가 모습을 드러내기만을 기다렸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공원 곳곳에서는 경찰관들이 순찰하며 안전 상황을 살피는 모습도 보였다.
어린아이들은 아버지의 목마를 타고 다른 사람들의 머리 너머로 수로를 내려다봤다.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영상을 찍는 시민부터 상어가 나타날 만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모두 '부캉이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작 부캉이가 몸 전체를 드러내는 순간은 많지 않았다. 한 방문객은 "오전 10시쯤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는데 그 뒤로는 아직 안 보인다"며 "벌써 두 시간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다림이 지루한 기색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면에 지느러미가 살짝 비치거나 부캉이의 움직임으로 물결만 일어도 시민들 사이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상어 한 마리가 북항친수공원을 놀이공원이나 야외 수족관 못지않은 구경거리로 바꿔놓은 셈이다.
부산역과 가까운 덕에 귀경길에 부캉이를 보기 위해 일부러 공원을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명절을 보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는 이 모 씨(30대·여)는 "기차를 타기 전에 상어를 한번 보고 가려고 가족들과 들렀다"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부산 한복판에서 상어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말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지난 24~26일 사흘간 약 32만 명이 북항친수공원을 찾았다. 평소 휴일 방문객이 2000명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 방문객이 평소의 40~50배까지 늘어난 셈이다.
부캉이는 지난 18일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해경은 당시 외해로 유도하려 했지만 무리하게 몰 경우 상어가 자극받아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문에 따라 인위적인 포획과 유도를 중단했다.
다만 부캉이와의 '동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관계 당국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에도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가지 않으면 먹이 상태와 수온 등을 살펴 그물이나 구조 보트를 이용해 외해로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최근 대형 상어의 출현 자체도 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조사 결과 올해 1~6월 대형 상어류 출현은 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보다 3.8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과 난류성 먹이원의 증가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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