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에 기록적 폭우까지…경남 올여름 극한기후 '복합재난'

평균기온 25.9도 역대 최고…폭염에 농·축·수산물 피해 속출
도내 전 지역 농업가뭄…거제엔 '200년 빈도' 기록적 폭우

지난 8월 3일 찾은 밀양시 무안면 가례저수지 바닥이 메마른 채 갈라져 있다. 2026.8.3 ⓒ 뉴스1 윤일지 기자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올여름 경남의 평균기온이 25.9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장기간 이어진 데다 극심한 가뭄과 기록적인 집중호우까지 겹치면서 어느 해보다 극단적인 여름 날씨를 보였다.

25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여름 경남의 열대야 일수는 24.9일로 역대 두 번째, 폭염일수는 28.6일로 역대 네 번째로 많았다.

특히 김해와 의령에서는 폭염이 22일 연속 이어져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길었다.

더위가 절정에 달한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는 도내 9개 지점에서 일 최고기온이 39도 이상 오른 사례가 38차례 발생했다. 2010년 이후 가장 많았다.

기록적인 더위는 인명과 농·축·수산물 피해로 이어졌다.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도내에서 온열질환자 353명이 발생해 4명이 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 381명보다는 28명 적었다.

통영과 거제를 제외한 16개 시군에서는 가축 7만 2518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닭 5만 2518마리, 돼지 1만 2688마리, 오리·거위 3920마리 순으로 피해가 이어졌다.

바다에서도 고수온 피해가 잇따랐다. 올여름 남해 해수면 온도는 25.6도로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높았다.

통영·거제·고성·남해·하동 등 도내 5개 시군 425개 양식 어가에서 어류 697만 8000마리와 전복 143만 8000마리가 폐사했다. 멍게도 3695줄(1줄=5m 밧줄)이 폐사해 전체 피해 규모는 276억 9000여만 원에 달했다.

폭염에 비까지 적게 내리면서 8월에는 가뭄이 극심해졌다. 올여름 경남 강수량은 603.6㎜로 평년(774.5㎜)보다 적었다.

당시 도내 18개 시군 모두 농업용수 가뭄 단계에 들어섰다. 이 가운데 밀양·거제·함안·창녕·의령 등 5곳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심각' 단계까지 올라갔다.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8월 11일부터 15일까지 국가 소방동원령이 발령돼 전국 각지의 소방차가 농업용수 급수 지원에 투입되기도 했다.

지난 7~8월 폭염과 가뭄으로 도내 15개 시군 5638 농가에서 1534.6㏊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단감이 1202㏊로 전체 피해 면적의 약 78%를 차지했다. 벼 138㏊, 배 32㏊, 사과 24㏊ 등에서도 피해가 났다.

지난 8월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도로가 극한 호우로 침수돼 아수라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2026.8.17 ⓒ 뉴스1 윤일지 기자

가뭄이 이어지다 8월 중순에는 거제와 통영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거제 954.5㎜, 통영 776.8㎜에 달했다.

거제에서는 한때 시간당 124.5㎜, 통영에서는 97.4㎜의 비가 내려 두 지역 모두 관측 이래 1시간 최다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은 1시간 최다강수량을 기준으로 당시 강우 강도가 거제에서는 200년에 한 번, 통영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올여름 7월 하순 폭염에 이어 8월 전반 가뭄, 중하순 호우가 단기간에 잇따르는 등 극한기후에 따른 복합재난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