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떼일 위험 설명 안 한 공인중개사…法 "손해액 30% 배상"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전세 계약을 중개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에게 손해액의 3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7단독 신승아 판사는 A 씨가 공인중개사 B 씨와 C 협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신 판사는 B 씨와 C 협회가 공동으로 A 씨에게 435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 씨는 B 씨의 중개로 지난 2020년 9월 부산 수영구의 한 다세대주택을 보증금 1억 4500만 원에 임차했다.

당시 집주인은 해당 주택을 포함한 건물 내 8개 호실을 공동담보로 묶어 채권최고액 14억 484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상태였다. 이후 해당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고 A 씨는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A 씨는 B 씨가 집주인의 전세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며 보증금 전액인 1억 45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 판사는 B 씨가 전세 사기에 가담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수사기관이 B 씨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했고, B 씨가 집주인의 범행에 가담했다고 볼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B 씨가 공인중개사로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책임은 있다고 봤다.

B 씨는 계약 당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A 씨에게 알렸지만, 여러 호실에 공동으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해당 주택이 실제 부담하는 채무 규모나 경매에 넘어갈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 판사는 "원고가 임대차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관한 설명을 충실하게 들었다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적어도 다른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도 계약서 등을 통해 근저당권의 존재와 채권최고액을 알 수 있었던 만큼 스스로 주택의 시세와 권리관계를 확인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신 판사는 B 씨의 배상책임을 손해액의 30%인 4350만 원으로 제한하고, B 씨와 공제계약을 맺은 C 협회도 이 금액을 공동으로 배상하도록 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