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평가 7점 못 넘겨 승진 탈락…법원 "부산도시공사 처분 무효"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도시공사가 다면평가에서 일정 점수를 받지 못한 직원을 다른 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승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11부(이호철 부장판사)는 부산도시공사 직원 A 씨가 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승진 대상자 제외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A 씨는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다면평가에서 10점 만점에 6.702점을 받아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6급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부산도시공사는 입사 1년이 지난 직원을 대상으로 동료와 상·하급자 등이 업무능력과 업무 자세, 대인관계 등을 평가하는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7점 미만을 받은 직원은 근무성적평정 등 다른 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승진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다면평가 허들제'를 운영해 왔다.

A 씨는 이 제도가 공사의 인사 규정에 어긋나고 평가 방식도 객관성과 공정성이 부족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다면평가 결과를 승진 심사에 10%만 반영하도록 한 상위 규정과 달리, 일정 점수에 미달했다는 이유만으로 승진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평가 방식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업무를 함께한 경험이 없는 직원도 평가할 수 있고 평가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데다, 2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극단적으로 직원 1명만 평가에 참여할 경우 그 직원의 평가만으로 다면평가 점수가 결정될 수도 있다"며 "평가 과정이나 결과가 객관적이고 공정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데 이를 근거로 승진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은 합리적인 승진 임용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부산도시공사의 다면평가 허들제는 노사 협의와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 도입됐다. 전국 도시개발공사 등 39개 기관 가운데 31곳이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다면평가 결과만으로 승진을 제한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부산도시공사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