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투척 자작극' 정이한 오늘 첫 재판…공모·선거법 위반 쟁점

인지도 높이려 범행 계획한 혐의…공범 헬스트레이너도 함께 법정에

'피습 자작극' 혐의로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7월 16일 오전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7.16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6·3 지방선거 당시 이른바 '음료 투척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에 대한 첫 재판이 15일 열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교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후보와 공범인 헬스트레이너 A 씨(30대·남)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정 전 후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A 씨에게 선거운동 중 자신을 향해 음료 등을 던지도록 지시한 뒤 실제 습격을 당한 것처럼 꾸민 혐의를 받는다.

검찰 공소장에는 두 사람이 범행 전 음료 종류와 차량 동선, 범행 당시 할 말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한 정황이 담겼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A 씨에게 "내가 화분이라도 맞았으면 좋겠다", "누가 커피 좀 안 던져주나"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후 흔적이 남는 녹차라테를 던지도록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의 차량과 모자를 이용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같은 달 27일 부산 금정구의 한 유세 현장에서 정 전 후보에게 "어린놈이 무슨 시장이냐"는 취지로 말하며 녹차라테와 플라스틱 컵, 삶은 계란 등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정 전 후보는 뒤로 물러나다 넘어져 다쳤다.

범행 직후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경찰에 진술했다. 정 전 후보는 이후 언론과 방송 등을 통해 7차례에 걸쳐 우발적인 피습 피해를 당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을 외부에 알린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정 전 후보에게 허위 사실 공표와 선거 자유 방해 교사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A 씨에게는 공직선거법 위반(선거 자유 방해)과 상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첫 재판에서는 두 사람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여부와 함께 자작극을 사전에 어느 정도까지 계획·공모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정 전 후보가 피습 사건을 선거운동에 이용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와 허위 사실 공표 혐의가 성립하는지도 재판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자작극으로 경찰관 18명이 현장 출동과 수사에 투입되고 폐쇄회로(CC)TV 분석과 차량 추적, 현장 감식 등이 이뤄진 점이 판단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역 한 변호사는 앞서 이 사건과 관련해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하려는 고의성과 경찰·구급대 등 공공기관의 행정력을 낭비하게 한 책임을 어떻게 볼지가 중요하다"며 "결국 공모 관계와 범행 경위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전 후보와 A 씨는 지난 7월 구속된 뒤 같은 달 31일 재판에 넘겨졌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