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로부터 골프연습기 받은 의사 벌금형…1억대 리베이트는 무죄

법원 "개인 친분 없고 회사 비용으로 구매…판매 촉진 목적 인정"
8차례·1억대 현금 수수 공소사실은 증명 부족 판단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의 한 의사가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부터 의약품 처방 등을 대가로 골프 연습기를 받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함께 기소된 1억 원대 현금 리베이트 수수 혐의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60대·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2022년 5월 부산 중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의원에서 제약회사 B 사 영업사원 C 씨로부터 골프 연습기를 받고, 2023년 11월까지 C 씨 등으로부터 18차례에 걸쳐 현금 1억 126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골프 연습기와 현금 등이 B 사 의약품의 채택과 처방 유도, 거래 유지 등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된 것으로 봤다.

A 씨 측은 골프 연습기를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의례적인 선물일 뿐 의약품 처방의 대가로 받은 리베이트는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법원은 골프 연습기 제공이 의약품 판매 촉진을 위한 경제적 이익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목 판사는 A씨와 C씨 사이에 개인적 친분 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점, 골프 연습기가 20만 원 안팎의 제품으로 의례적 선물로 보기에는 적지 않은 금액인 점 등을 고려했다.

특히 C씨가 개인 비용이 아니라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비용으로 물품을 구매했고, A씨가 필요하다고 요청해 골프 연습기를 전달한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반면 1억 126만 원의 현금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영업사원들이 리베이트로 지급했다고 주장한 금액과 해당 의원의 B 사 의약품 처방액을 토대로 계산한 금액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업사원들이 A씨에게 현금을 건넸다는 내용을 뒷받침할 장부나 계좌 출금내역 등 객관적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 리베이트 자금의 출처를 두고도 관련자들 진술이 엇갈렸다.

목 판사는 "의료인이 의약품 공급자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행위는 의약품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유통 체계와 판매 질서를 왜곡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며 "A 씨가 골프 연습기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