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야 5일 버틴다"…폭염·가뭄에 남해 다랭이논 고사 위기
평생 이런 가뭄 처음…논에 물 빠지면 담수도 어려워
류경완 군수 "관정·저수지 개발·장기적 가뭄 대책 추진"
- 한송학 기자
(남해=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에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남해군의 대표 관광지인 가천마을 '다랭이논'의 벼들도 고사 위기에 놓였다.
14일 남해군에 따르면 가천마을 다랭이논은 45도 경사의 비탈에 계단을 쌓아 689여개의 논과 바다가 어우러져 매년 많은 방문객이 찾는 유명 관광지다.
이날 방문한 다랭이논은 오랜 가뭄과 폭염 탓에 논바닥이 말라 갈라져 있었고, 이미 가뭄 피해를 입어 누렇게 변한 벼들도 곳곳에 보였다.
다랭이논에 물을 공급하는 마을 상류 소류지는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물 조절을 위해 소류지 급수 밸브는 잠그고, 얇은 호스를 설치해 논으로 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특히 다랭이논은 흙과 모래가 섞인 토양 특성상 논에 물이 한번 빠져나가 버리면 담수가 힘들어, 가뭄이 장기화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주 마을 이장(60)은 "논이 사토 성분으로 물이 한번 빠지면 물을 가두기가 힘들어진다"며 "소류지도 물이 거의 말라가고 있다. 비가 안 오면 앞으로 3일, 길어야 5일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생 이 마을에서 살면서 논이 마를 정도로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비가 안 오면 지역 관광 산업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남해군은 농업 가뭄 '주의' 단계로 도내 다른 지역보다는 여건이 나은 지역이지만, 역대급 가뭄에 벼와 밭작물 등 농작물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저수지와 소류지가 있는 논과 밭은 어느 정도 피해가 예방되지만, 관개 시설이 없이 오로지 빗물에만 의존해야 하는 천수답 형태의 논에서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류경완 남해군수는 가뭄 피해 예방을 위해 관정 개발과 저수지 준설 등 단기적 대책과 장기적 대응책을 마련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류 군수는 "농업 가뭄 현장을 점검했는데 다른 지역보다는 덜 한 편이지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존 시설들의 용수만 가지고는 가뭄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관정과 저수지 개발 등 물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정이나 저수지의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장기적으로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만들어야 한다"며 "이후 행정에서도 시설 관리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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