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2포대 쓰다 요즘 5포대 써요"…폭염 꺾이자 활기 찾은 부전시장

지난주 40도 육박 더위에 손님 발길 '뚝'…이번 주 들어 회복
수산물 판매 늘며 얼음 하루 2포대→4~5포대…증발냉방장치도 효자

12일 부전시장 모습 2026.8.12 ⓒ 뉴스1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평소보다 얼음을 두 배는 넘게 쓴 거 같아요.

40도에 육박했던 극한 폭염이 한풀 꺾인 12일 부산 부전시장에는 지난주 끊겼던 손님 발길이 돌아왔다. 수산물가게 매대도 다시 분주해졌다. 손님과 판매가 늘면서 하루 얼음 사용량은 평소 2포대에서 4~5포대로 뛰었다.

시장에서 만난 수산물가게 직원 김 모 씨(20대)는 "그나마 최근 증발냉방장치를 설치해 부전시장은 쾌적한 편"이라며 "지난주에는 극심한 더위로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이번 주는 확실히 손님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손님이 늘자 매대에 내놓는 수산물과 선도 유지를 위한 얼음도 함께 늘었다.

김 씨는 "평소 2개 정도 썼던 얼음을 요즘은 4~5개는 쓴다"며 "조금이라도 선도가 떨어지는 상품은 폐기 처리하는 등 선도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시장 상인들은 통상 약 20㎏짜리 얼음 한 포대를 '1개'라고 부른다. 김 씨의 가게에서 하루 사용하는 얼음이 약 40㎏에서 최대 100㎏까지 늘어난 셈이다. 얼음값 부담은 커졌지만, 상인들에게는 장사가 다시 살아났음을 보여주는 반가운 지출이었다.

인접한 생선가게도 돌아온 손님을 맞으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다만 기온이 여전히 30도를 웃도는 만큼 매대에 상품을 한꺼번에 많이 내놓지는 않았다.

생선가게 점주 강 모 씨(70대)는 "제수고기 등의 수요가 있어 매출 자체는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도 "냉동고에 있던 물건을 매대에 평소보다 적게 진열하고 얼음은 더 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전시장에 설치된 증발냉방장치 모습. 30도가 넘는 극심한 더위에도 쾌적한 쇼핑환경을 조성하는 효자라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2026.8.12 ⓒ 뉴스1 홍윤 기자

시장 내 식당들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어 극한 폭염에도 손님 수가 크게 줄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 유명 만둣집에서 일하는 구 모 씨(30대)는 "과거 더운 날에는 모두 마트에서 장을 봐 시장에 사람이 없었지만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손님 수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터줏대감인 도넛집 점주 A 씨는 "찹쌀 도너츠와 꽈배기, 야채고로케 등은 겨울 메뉴에 가까워 기온에 상관없이 여름이 비수기"라면서도 "더운 날씨에 카페를 찾는 손님은 많아 보였다"고 전했다.

부산은 이달 초 기상당국이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인 더위'라고 표현할 정도의 폭염을 겪었다.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면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고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자도 발생했다.

입추인 지난 7일을 전후로 폭염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주 한산했던 시장에는 다시 손님이 오가고 있다. 평소보다 두 배 넘게 쌓인 얼음은 부전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는 또 하나의 풍경이 됐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