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항공사 기장 살해' 김동환, '죄책감 있냐' 묻자 "있을 것 같냐"

검찰, 무기징역 구형…"피해자에 미안함 전혀 없어"

항공사 동료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동환(50)이 지난 3월 26일 오전 부산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2026.3.26 ⓒ 뉴스1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하고 전 직장 동료들을 추가로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동환(50)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11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씨는 지난 3월 17일 오전 4시 50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배송 기사로 위장해 침입한 뒤 A 항공사 기장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사건 발생 전날 경기 고양시에서 A 항공사 기장 C 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또 A 사 관계자 4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한 계획을 세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전 직장 동료의 계정을 이용해 A 항공사의 내부 운항 스케줄 사이트에 총 17차례 무단 접속해 비행 일정을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김 씨가 지난해 8월부터 범행 도구를 구입하고 피해자들을 미행하거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등 7개월 이상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자들의 주거지를 여러 차례 답사해 주변 환경과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범행 시간과 장소, 방법, 도주 경로 등도 미리 정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실제 연쇄 살인을 시도한 것으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도 매우 불량하다"며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 범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후회나 죄책감을 표시하지 않았고 피해자나 유족들에게 사과한 적도 없다"며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고 있어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씨가 범행 동기로 주장해 온 이른바 '공군사관학교 출신 조종사들의 조직적인 괴롭힘'에 대해서도 검찰은 "피해자와 참고인 진술, 법정 증언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조직적으로 괴롭히거나 음해하고 불이익을 줬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령 업무상 마찰이나 개인적인 감정 다툼 등 악감정이 생길 만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살해해 생명을 빼앗는 일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사적 보복은 정의가 아니며 살인 행위는 범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도 김 씨는 A 항공사 재직 당시 공사 출신 조종사들로부터 부당한 평가와 불이익을 받았다는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반면 범행에 대한 후회나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검사가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후회나 죄책감이 있느냐"고 묻자 김 씨는 "있을 것 같습니까"라고 반문했다.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없다"고 했다.

재판부가 "한 명을 살해하고 한 명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으며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살해를 계획했는데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느냐"고 재차 묻자 김 씨는 "없다"고 답했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도 자신의 범행이 전 직장에서 겪은 부당한 대우에 대한 '복수'였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아직 범행을 실행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거론하며 위해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 사건 선고는 오는 21일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