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 먹고 출가 체험까지"…부산국제불교박람회 인파로 '후끈'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버섯을 안 먹는 아이들이 버섯강정을 먹더니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9일 낮 12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른 무더운 날씨에도 '2026 부산국제불교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매표소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가 길게 늘어섰고, 전시장 안은 남녀노소와 국적을 가리지 않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올해 박람회에는 모두 226개 부스가 마련됐다. 점심시간을 맞아 가장 붐빈 곳은 음식 시식과 음료 시음 부스였다. 대만 전통차와 버섯강정, 사과 스무디, 된장 카레 등 익숙한 듯 낯선 먹거리가 줄지어 등장했고 사찰음식 부스에도 방문객들이 몰렸다.
부산 범어사 사찰음식 연구소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기념 국가 무형유산 사찰음식 만찬을 재현한 전시도 선보였다.
경남 밀양에서 자녀들과 함께 온 서 모 씨(30대·여)는 "주말에 부산으로 나들이 왔다가 박람회가 열린다고 해서 찾았다"며 "흑백요리사2를 보고 사찰음식에 관심이 생겼는데 직접 먹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평소 버섯을 먹지 않는 아이들이 버섯강정을 먹고 맛있다고 해 신기했다"고 웃었다.
먹거리만큼 눈길을 끈 것은 체험형 부스였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임종 체험'을 비롯해 법전 필사, 키캡 제작, 출가 체험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 곳곳에 마련됐다.
임종 체험과 출가 체험에는 20~30대 청년층이 몰렸고, 법전 필사 부스는 중장년층 방문객이 많았다. 직접 키캡을 만드는 부스에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한불교조계종 출가 체험 부스에서는 참가자의 머리카락을 아주 조금 잘라 법당에 두고 스님과 상담한 뒤 법명을 받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부스 관계자는 "실제 출가에서 머리를 미는 과정을 가볍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청년들이 호기심을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시식 부스 다음으로 사람이 몰린 곳은 불교 굿즈 판매 구역이었다. 불교 문구를 넣은 티셔츠부터 키링, 싱잉볼, 목탁, 무드 등, 수건, 키캡, 인센스 스틱, 액세서리까지 전통 불교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상품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동래구에 사는 김 모 씨(20대·남)는 연인과 함께 '깨닫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한 벌씩 구매했다.
김 씨는 "데이트할 겸 왔는데 생각보다 볼거리도 많고 체험도 재미있다"며 "보통 불교라고 하면 한자로 된 어려운 단어부터 떠올랐는데 컬러풀한 티셔츠에 문구가 들어가 있으니 힙해서 여자 친구와 같이 샀다"고 말했다.
도서 부스에서는 책을 쓴 스님들이 직접 방문객의 고민을 듣고 사인을 해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도서 출판 도반 부스에서는 전남 고흥 금탑사의 정왜스님이 방문객들과 마주 앉아 짧은 상담을 이어갔다.
선택의 갈림길에 선 사회초년생이 혼란스러울 때 어떻게 판단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왜스님은 "가장 좋은 판단은 쉬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왜스님은 "휴게소에서 한 번 쉬면 다시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느냐"며 "쉬어도 답을 찾지 못한다면 절에 와 스님에게 끊임없이 질문해도 좋다. 가까운 사람보다 오히려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물었을 때 좋은 답을 얻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개막한 부산국제불교박람회는 전통 불교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사찰음식과 명상, 체험, 굿즈 등을 선보였다.
천년의 전통을 품은 불교는 이날만큼은 법당 밖으로 나와 티셔츠와 키캡, 음식과 체험으로 관람객들을 만났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불교를 믿는지와 관계없이 각자의 방식으로 먹고, 만들고, 쉬며 '힙한 불교'를 즐겼다.
wise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