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속 물 축제 강행 첫날…밀양 농업가뭄 '심각' 단계 격상

저수지 평균 저수율 26.6%…밀양댐 용수 공급도 감축
'밀양 수(水)퍼 페스티벌' 오늘 개막…3일 간 물 900톤 사용

경남 밀양에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경계' 수준을 보이고 폭염중대경보가 발효 중인 3일 밀양시 무안면 가례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채 말라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가례저수지의 저수율은 3.5%에 불과했다. 2026.8.3 ⓒ 뉴스1 윤일지 기자

(밀양=뉴스1) 박민석 기자 = 극심한 가뭄 속에서 물 축제를 강행한 경남 밀양에 축제 첫날 농업가뭄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7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밀양지역 농업가뭄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지역 내 저수지 40곳의 평균 저수율은 26.6%로 평년(73.3%)의 36.3% 수준에 그쳤다. 이 가운데 22곳은 평년 대비 저수율이 40% 이하로 농업용수가 크게 부족한 상태다.

밀양과 창녕·양산에 농업·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밀양댐도 이날부터 농업용수 공급량을 하루 2000톤으로 줄였다.

밀양댐은 가뭄 '경계' 단계 격상 이후 하루 공급량을 8만8000톤에서 3만3000톤으로 감축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는 2만2000톤을 공급해 왔다.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농업용수 공급량을 하루 1000톤으로 줄일 예정이다.

현재 밀양 대부분 지역에서는 농업용수 제한 급수가 시행 중이다. 무안면 등 가뭄이 극심한 지역은 10일에 한 번씩 물을 공급받고 있다.

8월은 벼가 이삭을 내는 출수기가 시작돼 연중 농업용수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여서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이날 오전 10시 삼문동 밀양강변에서 '밀양 수(水)퍼 페스티벌'을 개막했다. 축제는 오는 9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축제에서는 임시 수영장 8개 운영에 약 900톤의 물이 사용된다. 이는 현재 밀양에 투입된 산림청 산불 진화 차량 22대가 하루에 공급하는 농업용수 500톤보다 많은 양이다.

시는 농업용수 공급이 감축된 밀양댐 용수 대신 공급이 안정적인 교동정수장의 자체 생산 용수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축제에 사용한 물은 회수해 도심 도로 살수용으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최근 가뭄 상황을 고려해 축제 개최 여부를 검토했지만, 취소할 경우 지역 상권과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큰 데다 다른 지역에서도 물 축제가 정상 추진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예정대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극심한 가뭄에 물 축제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시의회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밀양시의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시민 고통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규모 물 축제를 여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손문규 시의회 의장은 "농민들은 용수가 부족해 논밭이 타들어 가는 것을 보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축제장에서는 수천 톤의 물을 뿌리며 연예인을 초청해 축제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시민 생존권이 위협받는 재난 상황에서 경제적 효과만 따지는 것은 행정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안병구 시장은 시 누리집에 대시민 서한문을 게시했다.

안 시장은 "청년들이 중심이 된 축제 음식 부스의 음식도 이미 준비됐고, 지난해 축제에서 매출 증대 효과를 본 소상공인들도 축제를 기대하고 있다"며 "축제 취소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판단해 가뭄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뭄 속 물 축제 개최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축제 개최에 따른 실리를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