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업적 vs 친일 행적'…가수 남인수 재조명 학술 세미나 개최

가수 남인수를 재조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4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리고 있다. 2026.8.4/뉴스1 한송학기자
가수 남인수를 재조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4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리고 있다. 2026.8.4/뉴스1 한송학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가요 황제로 불렸지만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면서 가요제까지 폐지된 '가수 남인수'를 재조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4일 경남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남인수의 음악적 평가, 그를 둘러싼 역사와 논란, 진주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 남인수의 근현대 문화유산 발전 방안 등을 집중 조명했다.

원호영 남인수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진주 문화자산으로서의 남인수의 가치와 미래 과제'를 발표했다.

원 이사장은 남인수가 한국 대중가요사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가수이며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시대를 살아가며 역사적 논란의 대상이 돼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또한 남인수의 고향인 진주에서는 오랜 기간 그를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조명하려는 노력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공조해 왔고,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반복하면서 지역문화의 발전과 문화 정책의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인 대안 모색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남인수를 둘러싼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그의 음악적 업적과 문화사적 의미를 객관적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남인수의 역사적 논란과 사회적 인식에 대해서는 일제강점기 군국가요를 취입한 사실이 있어 친일 논란의 대상이 됐지만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시대를 살아간 문화예술인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잘못된 행정이 있었다면 정확한 기록과 연구를 통해 후세에 전달해야 하며 남인수의 찬양과 배척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역사적 책임과 문화적 가치의 균형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고도 했다.

김규범 경상국립대 명예교수는 '한국 가요사에서 남인수의 위상' 주제발표를 통해 남인수 개인의 음악적 기량이나 가창 기법을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한국 대중가요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서 그의 역사적 위치와 문화사적 의미를 고찰했다.

김 교수는 남인수의 활동 시기는 음반산업의 성장, 라디오 방송의 보급, 공연 문화의 확산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이는 한국 대중가요가 전국적인 대중문화로 정착하는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고 평가했다.

남인수의 군국가요 취입이라는 사실은 분명하게 확인돼 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 평가와 한국 대중가요사에서 차지하는 문화사적 위치는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김 교수는 "남인수는 한국 대중가요의 형성과 발전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검토돼야 할 역사적 인물"이라며 "그의 삶과 활동은 한국 근현대 대중문화의 형성과 변화 과정을 보여 중요한 문화사적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주 출신 남인수는 15세 때 가수 생활을 시작해 조선악극단에서 활동하며 ‘인생극장’, ‘애수의 소야곡’, ‘이별의 부산 정거장’ 등 히트곡을 남기며 ‘가요 황제’로 불렸다.

하지만 친일 군국가요인 ‘강남의 나팔수’, ‘혈서지원’을 부르는 등 친일 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면서 1996년부터 이어져 온 남인수 가요제는 2008년 폐지됐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념사업회는 남인수 가요제를 2023년 부활시켜 올해 4회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남인수 가요제 부활과 개최를 두고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등은 지속해서 반발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사회 문제로까지 번진 상항이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