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계곡, 불안한 수질…폭염 속 경남 휴가 풍경

계곡 평상 없애자 방문객 호응…인근 상인들 "장사 안돼" 우려
수승대·중산리 극성수기 인파…거제 해변에는 해조류 유입

거창 수승대 관광지에 2일 방문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거창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8.2

(경남=뉴스1) 한송학 강미영 기자 = 폭염과 여름 휴가철이 겹친 2일 경남 거창 수승대와 산청 중산리 계곡에는 피서객이 몰렸다. 즐거운 휴가를 즐기는 이들의 웃음 소리 한켠에선 가뭄으로 인한 계곡 수량 감소와 해조류가 밀려들어 수질이 저하된 거제지역 해수욕장 방문객 감소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거창군 수승대 계곡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족 단위 피서객과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폭염과 휴가철 극성수기가 맞물리면서 계곡과 명승, 놀이시설을 갖춘 수승대 관광지 주차장은 오전부터 차량으로 가득 찼다.

주차를 마친 가족들은 허리에 튜브를 끼고 양손에 음식과 물놀이용품을 든 채 계곡으로 향했다. 물가 주변의 그늘진 자리는 이미 피서객들이 차지했고, 뒤늦게 도착한 방문객들은 돗자리를 펼 자리를 찾기 위해 계곡 주변을 오갔다.

무릎 높이의 계곡물에서는 아이와 어른들이 튜브를 타거나 몸을 반쯤 담근 채 더위를 식혔다.

거창군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일찍 시작된 것 같다"며 "수승대를 찾는 방문객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리산 계곡을 품은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도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계곡 안에 설치됐던 평상 등 불법 시설물이 철거되면서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이전보다 넓어졌다.

취사가 금지된 구역인 만큼 피서객들은 직접 준비한 의자와 테이블을 계곡 인근에 설치하고 간단한 음식을 먹으며 물놀이를 즐겼다.

반면 계곡 주변 상인들은 방문객 증가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외부에서 음식과 장비를 준비해 오는 피서객이 늘면서 식당 이용객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중산리에서 2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0대)는 "계곡 환경을 위해 평상을 없애자는 취지에 동의해 철거했다"며 "환경은 좋아지고 방문객도 많아졌지만 가게를 찾는 손님은 줄어 매출이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오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는 경남의 한 계곡. 2026.8.2/뉴스1 한송학기자

폭염으로 방문객은 늘었지만 피서지 관계자들의 시선은 장기간 이어지는 가뭄으로 향하고 있다. 일부 계곡에서는 물이 줄어 바닥이 드러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거제지역 한 해수욕장에는 해조류가 대량으로 밀려들었다.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은 데다 바닷물 순환까지 원활하지 않아 가뭄이 더 이어지면 물이 탁해지거나 냄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질과 냄새 문제가 발생하면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꺼리거나 다른 해수욕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거제시는 올해부터 백사장 전용 비치클리너를 해수욕장에 상시 배치해 해조류를 선별·수거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수시로 해변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수욕장 인근 상인은 "해류의 영향으로 평소에도 해조류 유입이 많은 곳"이라며 "피서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마을에서도 수시로 해변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곡도 아직 물놀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가뭄이 장기화하면 수량과 수질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경남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는 물놀이하기에 계곡물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가뭄이 계속되면 수량이 줄고 수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곡물이 깨끗하고 풍부해야 방문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다시 찾는 피서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의 한 해수욕장에 해조류가 해변으로 밀려와 있다. 2026.8.2/뉴스1 강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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