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고수온 비상 통영 양식장…"냉수대 사라지는 8월이 진짜 고비"

차광막 치고 사료 줄이고…비상 상황시 긴급 방류 대비까지

경남 통영시 산양읍 한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정두진 대표와 양식장 직원이 폐사한 참돔을 건지고 있다.2026.07.31/뉴스1 강미영기자

(통영=뉴스1) 강미영 기자 =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하고 있지."

31일 찾은 경남 통영시 산양읍 당포항 인근의 한 해상 가두리 양식장.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뜨거운 뙤약볕 아래 양식장 위로 검은 차광막이 하나둘 펼쳐졌다.

3.8㏊ 규모의 이곳 양식장을 관리하는 정두진 태민수산 대표는 직원과 함께 차광막 줄을 힘껏 당겨 고정한 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쳤다.

이어 뜰채를 들고 어장 곳곳을 돌며 폐사한 물고기를 건져 올렸다. 최근에는 하루 평균 40~50마리씩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경남 해역에 고수온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양식 어민들은 다가올 '8월 고비'를 앞두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물고기들이 활동량이 줄어 먹이도 잘 먹지 않는다"면서 "평소에는 일주일에 서너 번 사료를 줬는데 지금은 주 1회 정도로 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사광선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 차광막을 설치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다"고 한숨 쉬었다.

수온이 더 오르면 산소발생기를 투입하고, 상황이 악화하면 고수온 영향을 덜 받는 외해로 어류를 풀어 놓는 긴급 방류도 실시할 계획이다.

통영에서는 현재 쥐치 등 양식어류 700만 마리가 긴급 방류에 대비하고 있다.

양식장 어장 위로 펼쳐지는 차광막.2026.07.31/뉴스1 강미영기자

지난달 27일부터 도내 사천만·강진만 해역에는 고수온 경보, 통영 욕지도~비진도 해역에는 고수온 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통영 해역 수온은 28도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 일주일간 냉수대가 유입되면서 수온 변동 폭이 커졌다.

냉수대 영향으로 급격한 수온 상승은 막았지만, 잦은 수온 변화는 양식 어류의 스트레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냉수대가 사라지는 8월부터 수온이 다시 빠르게 치솟을 가능성이 큰 만큼 어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올여름 바다를 바라보는 어민들의 불안감이 큰 이유는 최근 몇 년간 혹독한 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에는 기록적인 고수온으로 양식어류와 멍게 등이 줄폐사하면서 경남에서만 664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5년 만에 적조 피해까지 덮쳤다.

이에 경남도와 통영시는 고수온 특보 확대에 따라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대응 장비 지원과 양식재해보험 가입 지원, 현장 예찰 및 지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