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2명 중 1명은 외국인…내년엔 고용 견제장치도 사라진다

선원노련 "외국인 선원 고용 '노조 의견청취' 폐지…국적선원 위기"
내년 1월 관리지침서 절차 삭제 전망…외국인 비중 이미 54.8%

28일 열린 '한국선원일자리 양성 및 고용안정 정책토론회' 모습 2026.7.28 ⓒ 뉴스1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외국인 선원이 국내 취업선원의 54.8%를 차지한 가운데, 내년부터 선사가 외국인 선원을 고용할 때 선원노동조합의 의견을 듣도록 한 절차가 폐지될 전망이다. 선원노동계는 비용 절감을 앞세운 외국인력 확대가 가속하면서 국적선원 고용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28일 전국해운노조협의회가 개최한 '한국선원 일자리 양성 및 고용안정 정책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상익 선원노련 정책본부장은 "현행 '외국인선원 관리지침'에 따라 외국인 선원 고용 신고 때 거쳐야 하는 노동조합 의견 청취 절차가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삭제된다"고 밝혔다.

현재 선사는 외국인 선원을 고용해 신고할 때 선원노조의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노동계는 이 절차가 선사의 무분별한 외국인 선원 고용을 견제하는 장치로 기능해 왔다고 보고 있다.

선원노련은 의견 청취 절차가 폐지되면 선주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국적선원 채용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단기적으로 국내 해운 노동시장의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국가 공급망 안정과 해양 지식·기술의 전승, 해양주권 유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본부장은 "국적선원 수는 급감하는 반면 외국인 선원 비율은 54.8%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며 "장기 승선이 필요한 외항상선과 원양어선에서는 선박 하부 인력을 담당하는 한국인 부원의 공급 기반이 무너져 사실상 외국인으로 전면 대체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적선원 고용기반을 지키고 외국인 선원의 불법 승선과 인권침해를 막으려면 선주의 독단을 견제해 온 노동조합 의견서 제도를 존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익 선원노련 정책본부장이 28일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 2026.7.28 ⓒ 뉴스1 홍윤 기자

선원노련은 정책과제로 △선원법 개정을 통한 노동조합 의견서 제도 법제화 △외국인 선원 고용 쿼터총량제 도입 △국적선원 고용보조금과 세제 혜택 신설 △한국가스공사 등 공공부문의 에너지 수송 계약 때 국적선원 고용 비율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한편 노조도 의견 청취제도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론자로 참여한 유동승 변호사는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 △의견서 발급 처리기한 협의 △복지기금 납부와 의견서 발급 절차 분리 △해양수산부 등 외부 조정채널 마련 △복지기금 노·사 공동관리위원회 운영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운조합, 학계·법조계 관계자 등 노·사·정·학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해양수산부 '한국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선원은 3만3171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취업선원 6만543명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