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입 벌려 '가짜 양주' 콸콸…단골 죽게 한 업주들 실형

부산지법, 유흥주점 업주 2명에 징역 8년·징역 4년 선고

A 씨와 B 씨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주점에서 직원이 가짜 양주병 뚜껑 부분을 손으로 가린 채 서빙하고 있다.(부산지검 제공 CCTV 영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단골손님에게 강제로 술을 먹인 뒤 숨질 때까지 방치한 유흥주점 업주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15일 유기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흥주점 공동 업주 A 씨(30대)와 B 씨(40대)에게 각각 징역 8년,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4년 9월 26일부터 지난해 11월 25일까지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며 손님이 먹다 남은 양주를 모아 '가짜 양주'를 제조·가공·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들은 작년 8월 16일 A 씨 지인인 C 씨(30대)에게 가짜 주류를 판매하고, 1시간 30분 만에 C 씨가 정신을 잃자 9시간 동안 방치해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C 씨가 숨지기 전 '술을 못 먹겠다'고 하자 주먹으로 폭행하고 억지로 입을 벌려 양주 반병 가량을 마시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손님이 먹다 남긴 양주들을 한곳에 모은 뒤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양주병에 담아 다른 손님에게 정가로 판매하는 수법으로 잇속을 챙겼다.

주점 직원들은 양주가 새것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손으로 병뚜껑을 감싸 쥐고 방으로 들고 들어가거나 만취해 있거나 혼자 있는 손님들을 상대로 가짜 양주를 판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점 단골이었던 C 씨가 주점을 방문할 때마다 술을 급하게 마셔 금방 만취했던 점을 악용해 여러 차례 가짜 술을 판매했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C 씨에게 급하게 술을 마시도록 유도하거나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C 씨를 유기한 사실도 없으며 유기와 C 씨의 사망 사이에 예견 가능성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엄히 처벌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들은 유기치사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고 있지 않으며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피해자 유족들은 공탁금 수령 의사를 거부하고 엄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을 위해 1억 원의 공탁금을 낸 점은 제한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