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직장내괴롭힘 신고 14개월간 1366건…50인미만 사업장 56%

폭언 625건 최다…민주노총 "신고 급증에도 피해구제 제자리"

부산고용노동청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 지역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최근 1년 3개월간 1366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신고는 급증했지만 피해 구제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14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7년을 앞두고 노동상담소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기간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다.

분석 결과 부산지역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1366건이었다. 하나의 사건에서 여러 유형의 괴롭힘이 중복된 사례를 포함하면 괴롭힘 행위는 총 1547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폭언이 625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한 인사 조처 232건, 따돌림·험담 19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26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업시설 관리업 190건, 제조업 171건, 숙박·음식점업 131건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0인 미만 사업장이 775건으로 전체의 56.7%를 차지했다.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가 50인 미만 사업장을 하나의 범주로만 관리해 5인 미만 사업장의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부산 동부·북부지청에서 열린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전문위원회는 총 30회에 그쳤다. 판단 결과는 인정 6건, 기각·불인정 34건이었다.

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피해자가 권고사직과 대기발령, 업무배제, 징계 등 2차 피해를 겪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희롱과 폭언 신고에도 회사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거나 노동청 사건 처리가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도 소개했다.

노조는 "현행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괴롭힘 발생 시 1차 조사와 판단, 피해자 보호, 가해자 조치를 대부분 사용자에게 맡기고 있다는 점"이라며 "가해자가 사용자이거나 사용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관리자라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조사로 사건을 종결하면 피해 노동자는 다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해 동일한 사실을 반복해서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은 개인 간 갈등이 아니라 사업장 내 권력관계와 위계적 조직문화에서 비롯되는 구조적인 노동권 침해"라며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를 적용하고, 원청 책임 강화와 고용노동부의 직접 조사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