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살해' 김동환 "항공사 기득권 공사 출신 제거하려 킬러 된 것"
부산지법, '항공기 기장 살해' 김동환 공판
金 "항공사 공사 출신들의 전횡이 이번 사건의 본질"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에서 항공사 기장을 살해하고 추가 살해를 계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동환(50)이 재판에서 "항공사 내 기득권 세력인 공군사관학교(공사) 출신들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이 '공사 킬러'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14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김동환에 대한 공판을 열고 피고인 측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김 씨는 지난 3월 17일 오전 4시 50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배송 기사로 위장해 침입한 뒤 A 항공사 기장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사건 발생 전날 경기 고양시에서 A 항공사 기장 C 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또 A 사 관계자 4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한 계획을 세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전 직장 동료의 계정을 이용해 A 항공사의 내부 운항 스케줄 사이트에 총 17차례 무단 접속해 비행 일정을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의 비행 일정이 변경되거나 경찰 추적이 확대되자 범행 대상을 바꾸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씨가 회사 내 인사 문제와 비행 평가, 징계, 공황장애 발병 등에 대한 불만으로 특정 임직원들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A 항공사 기장 D 씨는 "회사 내 공군사관학교 출신 중심의 사조직이나 카르텔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공사 출신 기장들이 인사나 승급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배제됐다는 김 씨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제가 알기론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씨가 회사 내 구조적 부조리와 조직적 퇴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도 "알지 못했다"며 "사건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들었다"고 진술했다. 김 씨와 피해자들 사이 갈등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답했다.
D 씨의 증인신문이 끝난 뒤 김 씨는 재판부에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김 씨는 "지난 기일 변호인들이 구치소 접견도 오지 않은 채 공판이 진행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이제부터 제가 직접 저 자신을 변호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전 공판 당시 요청했던 경찰 신변 보호 대상자 명단 확보를 요구하며 자신과 같이 공사 출신 카르텔로 피해를 본 타 항공사 기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항공사에서 기득권을 차지한 공사 출신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내보낸 조직범죄"라며 "그래서 내가 공사 출신만 죽이는 '공사 킬러'가 된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증인 채택 결정은 변경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신청한다고 해서 모든 증인을 채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견이 있으면 따로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이 사건 다음 공판은 8월 11일로 피고인 측 증인신문과 피고인 신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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