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판' 위의 한반도 "몸이 익을거 같아"…제주선 강풍 결항 속출(종합)
경북 포항·경산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체감온도 38도 이상
- 강미영 기자
(전국종합=뉴스1) 강미영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북 포항·경산에는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까지 발령되는 등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뜨겁게 달궈진 '열판' 같은 도심을 피해 해수욕장과 계곡, 워터파크 등으로 몰려 더위를 식혔고 제주에서는 강풍으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며 주말 여행객들이 발이 묶이며 큰 불편을 겪었다.
12일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포항에서는 시민들이 몸이 익을 것 같은 극한 더위에 혀를 내두르며 피서에 나섰다.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자전거 대여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푹푹 찌는 이런 날씨에 누가 자전거를 타겠느냐"며 "오랫동안 여기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살인적인 무더위는 처음 겪는 것 같다"고 했다.
해수욕장을 찾은 대부분 피서객도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바다에 들어가는 대신 해송 그늘 아래로 몸을 피했다.
포항시는 재난상황 2단계를 발령하고 재난부서와 29개 읍·면·동 필수인원에게 비상근무를 지시했고, 경산시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근무 체제에 들어가 폭염 피해 예방에 나섰다.
밤낮없이 찜통더위가 이어진 강원 전역에는 도내 국립공원과 동해안 해변에는 무더위를 피하려는 피서 인파가 대거 몰려들었다.
이날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오후 2시 기준 4896명의 탐방객이 찾았으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우거진 숲 그늘과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동해안 해변과 내륙의 물놀이 시설에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강릉 안목수욕장과 속초해수욕장에는 피서객이 끊이지 않았고, 영동 지역 주요 펜션들은 주말 객실이 만실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웠다.
같은 날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는 이른 시간부터 인파가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흘러나오는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스타필드 수원 역시 다양한 편집숍과 인기 맛집 등을 찾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문모 씨(31·여)는 "덥다고 집에서 계속 에어컨만 틀자니 부담이 돼 밖으로 나왔다"며 "스타필드가 집보다 시원해 오후 해가 질 때까지 있으려 한다"고 했다.
경남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들이 해변 곳곳에 자리를 잡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름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그늘에 앉아서 숨이 턱 막히는 날씨에 손풍기를 든 채 손수건으로 연신 흐르는 땀을 닦는 사람도 있었고, 선탠오일을 바른 채 여름 햇살을 즐기는 피서객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반면 제주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여객기들이 무더기로 결항하면서 대체 편을 구하려는 승객들로 공항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낮 12시 기준 제주공항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국내선 102편(도착 54·출발 48), 국제선 2편(도착 1·출발 1) 등 총 104편이 결항했고, 국제선 3편(도착 3)이 회항했다.
제주공항 3층 일반대합실은 항공사로부터 결항 통보를 받은 승객들이 탑승할 수 있는 대체 편을 구하기 위해 항공사별 체크인 카운터 앞으로 몰리면서 긴 대기 줄을 이뤘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항공사 관계자는 "결항편 승객들에게 문자 메시지나 SNS 알림을 통해 대체 편 정보를 순차적으로 안내하고 있는데, 현재 앱도 포화상태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직접 현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민 김선영 씨는 "햇볕이 이렇게 쨍쨍한데 이 정도로 결항할 줄은 몰랐다"면서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르고,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경북 경산·포항은 최고체감온도가 38도 이상으로 오르는 극단적인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필수 업무를 제외한 모든 야외 활동과 실외 작업은 최대한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취재 = 최창호, 이종재, 김기현, 오미란, 신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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