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검찰공무원·경찰 '항공권 대납 의혹' 무죄…법원 "위법수집 증거"

부산고등·지방법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고등·지방법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전직 검찰공무원이 전직 경찰관 가족의 해외 항공권 대금을 대신 결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원이 핵심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4단독 변성환 부장판사는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남)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B 씨(50대·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전직 부산지검 검찰공무원인 A 씨는 2018년 7월 당시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이었던 B 씨 가족의 일본 왕복 항공권 대금 117만 800원을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A 씨에게 가족 여행 항공권 비용을 대신 결제하게 해 직무와 관련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의 쟁점은 항공권 대납 정황이 담긴 문자 메시지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였다.

해당 메시지는 검찰이 A 씨를 상대로 진행한 별도의 '환치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보됐다. 환치기는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해외와 국내에서 돈을 주고받는 불법 외환 거래를 말한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는 A 씨가 친동생 등과 공모해 2016~2017년 마카오 원정 도박자들을 상대로 무등록 외국환 업무를 했다는 혐의가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변 부장판사는 환치기 혐의와 뇌물 사건 사이에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변 부장판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인 뇌물공여, 뇌물수수 사실은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없고 범죄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사기관은 휴대전화 탐색 과정에서 별건 증거인 문자 메시지를 발견하고도 즉시 탐색을 중단한 뒤 별도 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며 "문자 메시지는 영장주의 원칙에 반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 해당 메시지를 단서로 피고인 진술과 수사가 이뤄진 점을 들어 이후 확보된 진술과 수사 보고 등도 모두 위법수집증거에서 파생된 2차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변 부장판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 관련 증거들은 모두 유죄 인정의 증거로 쓸 수 없고 달리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