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부울경 성적표에 여야 희비 엇갈려

부산 민주당 절반 성공·국힘 경남 2018년 참패 재현·울산 국힘 우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일인 3일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지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6.6.3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울산·경남=뉴스1) 한송학 김재식 이주현 기자 = 보수 텃밭인 부·울·경 지역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희비가 교차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은 더불어민주당이 시장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험지'로 꼽히는 부산에서 시장 선거 승리를 거두며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기초단체장 구도에서는 여전히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전재수 후보는 박형준 후보를 꺾고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전 당선인은 당선 직후 기쁨보다는 책임감과 아쉬움을 먼저 언급했다. 민주당이 기대를 걸었던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하정우 후보가 낙선했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 구도 역시 민주당의 과제로 남았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지역 구청장·군수 선거 결과 민주당은 7곳, 국민의힘은 9곳에서 승리했다.

부산시의회 역시 민주당 의석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12석 안팎으로 예상된다. 전체 48석 가운데 과반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게 되면서 시정 운영 과정에서 민주당 시장의 정책 추진력이 일정 부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민주당이 부산 정치권을 사실상 장악했던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당시 오거돈 후보는 부산 전 지역에서 과반 득표를 기록하며 서병수 후보를 약 18%포인트(p) 차로 꺾었다. 또한 부산시의회는 전체 47석 가운데 41석을 민주당이 차지했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16개 구·군 중 12곳을 석권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반면 이번 선거는 부산시장직을 되찾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방 권력 전반을 확보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의미 있는 반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은 부산시장 선거는 물론 16개 구·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전석을 휩쓸었고, 부산시의회 역시 민주당이 출범 당시 기준 3석에 그치는 등 사실상 전패에 가까운 결과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부산시장 탈환과 기초단체장 7석 확보, 시의회 의석 확대 등을 통해 최소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보수의 핵심이라 불리는 경남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가 사실상 참패했다고 평가받는다.

가까스로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은 지켜냈지만, 주요 거점 도시 시장·군수 자리는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의 18개 시군 중 국민의힘은 절반에서만 시장·군수를 당선시켰다.

진주와 의령, 거창, 합천 4곳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고, 민주당은 통영, 김해, 거제, 양산, 남해 5곳에서 시장 군수가 나왔다.

이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두배 정도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제8회 선거 때는 의령·하동·함양군수는 무소속, 남해군수는 민주당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은 8년 전 2018년 제7회 지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했다고 평가받는다. 당시 민주당에 경남도지사 자리도 내줬고 창원, 통영, 고성, 김해, 거제, 남해는 민주당, 함양에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돼 7개 지역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이번 선거도 제7회 지선과 비슷한 상황으로 국민의힘의 선거 후유증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경남도당의 공천과 관련해 당의 이탈이 많았던 만큼 공천을 둘러싼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진주시장 당선자는 국민의힘 공천 불만으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최초 3선과 무소속 시장 당선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합천과 의령도 공천 불만으로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고, 거창도 공천 잡음으로 국민의힘에서 후보자를 내지 않아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울산 유권자들은 과거와는 다른 정치적 선택을 했다.

울산시장은 민주당 후보를 뽑은 대신 북구청장을 제외한 4곳의 기초단체장은 야당인 국민의힘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난 선거 때마다 시장과 동일한 정당 소속 기초단체장을 뽑던, 이른바 '줄투표' 관행을 벗어난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런 울산 유권자들의 이중적 선택은 보수 진영의 후보 분열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울산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진보당 김종훈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에 성공했다.

보수 진영의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와 3선 울산시장을 지낸 무소속 박맹우 후보는 끝내 분열한 채 선거를 완주했다.

이처럼 보수 표심이 갈리면서 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28만5294표(48.73%)를 획득해 26만7789표(45.74%)를 얻은 김두겸 후보를 1만7505표(2.99%P) 차이로 신승했다.

국민의힘 5개 구·군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획득한 득표수를 모두 합하면 28만9695표이다.

김두겸 후보가 얻은 26만7789표와 국민의힘 기초단체장들의 받은 득표수와는 이처럼 2만1906표의 차이를 보인다.

결국 국민의힘 기초단체장에게 표를 던진 보수 표심 2만1906표가 김두겸 후보가 아닌 박맹우 후보를 선택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보수 진영으로서는 무소속 박맹우 후보가 가져간 3만2363표(5.52%)가 뼈아픈 대목이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 후보의 분열이 울산시장 선거 승패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중구청장, 남구청장, 동구청장, 울주군수 등 4명의 기초단체장을 배출했다.

압승을 거둔 지난 2022년과 같은 4명의 기초단체장을 당선시켰지만, 울산시장과 북구청장을 민주당에 내줬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울산시장을 배출하고 5개 기초단체장을 싹쓸이한 2018년의 재현을 노렸지만 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