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사노조 "교사 불법촬영 사건, 선고로 끝나선 안 돼"

피해 교사 지원·재유포 차단 등 후속 대책 촉구
"의무교육 반복보다 교실 일상 회복 우선돼야"

부산시교육청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교사노동조합이 여성 교사들을 불법 촬영해 공유한 혐의로 고교 졸업생 7명이 유죄를 선고받은 사건과 관련해 "판결로 피해가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교육청의 후속 지원과 교육 현장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부산교사노조는 1일 논평을 내고 "'학교는 학생뿐 아니라 교원들에게도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재판부 판단에 공감한다"며 "이번 사건은 한 학교의 일탈이 아니라 교육 현장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지법 형사12단독(박병주 판사)은 지난달 28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고교 졸업생 7명에게 징역형과 벌금형, 벌금형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여성 교사들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고 이를 공유·소지·시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조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학생의 비행이 아니라 교사의 일터에서 벌어진 직장 내 디지털 성폭력"이라며 "불법 촬영 범죄가 교육 현장까지 침투한 현실을 엄중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들이 이미 졸업한 상황에서 피해 교사들의 회복을 책임질 주체는 교육청"이라며 "촬영물 삭제 지원과 재유포 차단, 심리 상담과 치료, 보호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촬영물을 전달받아 소지·시청한 일부 가담자에게 선고유예가 내려진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디지털 성범죄물의 소비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며 "촬영을 둘러싼 묵인과 소비 역시 피해를 확대하는 가담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노조는 사건 이후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의무교육 확대 방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노조는 "사회적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학교 현장에는 새로운 의무교육이 추가됐다"며 "동영상을 틀고 이수율을 보고하는 방식만으로는 학생 행동과 학교 문화를 바꾸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가장 강력한 예방 교육은 교사가 학생을 충분히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교육"이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또 다른 사업과 시수를 더하는 대신 교사의 시간과 전문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한나 부산교사노조 위원장은 "선고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피해 교사들의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끝까지 연대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