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무력화 '분디부교 에볼라' 확산…전문가 "국내 유입 가능성 희박"

25일 부산 온병원 감염병센터 이진영 과장이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파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온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5일 부산 온병원 감염병센터 이진영 과장이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파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온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기존 백신과 치료제가 듣지 않는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전역으로 급격히 확산하면서 국제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고 수준의 보건 경보인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가운데,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면서도 해외 파견 인력 보호와 빈틈없는 검역 체계 유지를 당부했다.

25일 의료계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행 중인 주범은 2007년 처음 발견된 '분디부교(Bundibugyo) 에볼라 바이러스'다. 가장 큰 문제는 의학계가 기존에 개발한 에볼라 백신인 에르베보나 항체 치료제가 이 변종에는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방어 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예상 치명률이 30∼50%에 달하는 데다, 분쟁 지역의 치안 불안까지 겹쳐 현지 방역 통제가 한계를 맞고 있다. 이에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는 물류 요충지인 케냐를 포함한 주변 10개국을 고위험 국가로 지정했다.

이처럼 국제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일반 대중이 체감할 직접적인 감염 위험은 매우 낮다고 진단한다. 호흡기 전파가 아닌 혈액 등 체액 접촉으로만 감염되는 에볼라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부산 온병원 감염병센터 이진영 과장(전 고신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25일 "에볼라는 코로나19와 달리 증상이 없는 잠복기 동안에는 전염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 결정적인 방역적 특징"이라며 "고열 등 증상이 발현돼야 전염력이 생기는데, 바이러스 독성이 워낙 강해 감염자가 증상을 숨긴 채 장거리 비행을 거쳐 국내 공동체로 잠입하기는 구조적으로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대화나 스침으로는 전파되지 않으므로 불필요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방역 청정국' 지위를 과신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특히 아프리카 현지에 진출한 기업 임직원과 교민, 국제구호기구(NGO) 소속으로 사투를 벌이는 한국인 의료진 및 활동가들의 안전 확보가 시급하다.

이 과장은 "에볼라는 완치 판정을 받았더라도 남성의 특정 체액 속에서 길게는 1년 이상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어 완치 이후에도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치료제와 백신이 무력화된 상황인 만큼, 현지 체류자를 위한 고성능 개인보호구(PPE) 지원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 송환 대책을 정부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공항과 항만의 검역 체계를 정교하게 유지하며 조용하고도 틈 없는 방역망을 가동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