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문신은 의료행위 아니다"…부산지법, 비의료인 문신 시술 또 '무죄'
2023년 눈썹문신 무죄 이어 두피문신도 무죄 판단
문신사법 통과 뒤 나온 무죄 판결…법원 판단 변화 주목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비의료인이 운영한 두피문신 시술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미용 목적의 두피문신 시술을 의료법상 의료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박주영 부장판사)은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부산 부산진구에서 두피문신 업체를 운영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두피문신 시술을 하고 50만~600만 원의 시술비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네이버 블로그에 두피문신 관련 게시글을 올려 의료 광고를 한 혐의도 받는다.
A 씨 측은 "시술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두피문신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 사건 시술과 같은 두피 문신시술은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문신시술은 질병 치료 목적의 일반 의료행위와 달리 개성이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행위"라며 "문신시술을 의료행위에 포함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은 제한적인 반면 직업 선택의 자유 제한은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1992년 대법원 판결 이후 문신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과 기술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봤다. 멸균 기법과 일회용 기구 사용, 위생 관리 체계 발전으로 감염 위험이 감소했으며 문신 시술 역시 미용·예술 영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취지다.
또 일본 최고재판소가 2020년 문신시술을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점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문신시술을 의료행위로 해석해 형사처벌하는 나라가 됐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미국 뉴욕시와 프랑스·영국 등 해외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이들 국가는 위생교육이나 자격 기준 등을 전제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박 부장판사가 2023년 부산지법 동부지원 재직 당시 눈썹 문신 시술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데 이어 나온 판단이기도 하다. 당시 재판부는 "반영구 화장 시술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비의료인의 미용 목적 문신 시술을 무죄로 판단했다.
문신 시술을 둘러싼 법적 논쟁은 최근 수년간 이어져 왔다. 특히 연예인 문신 시술 혐의로 기소된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 사건 등을 계기로 비의료인 문신 시술의 합법화 필요성이 사회적 의제로 부상했다.
이후 국회는 지난해 9월 25일 비의료인의 미용문신행위를 별도로 규정하고 국가 자격 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은 문신사법을 통과시켰다. 법은 2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타투협회는 당시 성명을 통해 "수십 년간 범죄자 취급을 받아온 타투인들의 권리와 미래를 새기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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