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장 살해 피의자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내 할 일 했다"

영장실질심사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변
검거 당시도 "기득권에 인생 파멸 당해 할 일 했다"

항공사 동료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전직 부기장 A 씨가 20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3.20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전직 부기장이 20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피의자 A 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면서도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내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35분쯤 A 씨를 태운 승합차가 부산지검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A 씨는 잠옷 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검거됐을 때와 같이 고개를 숙이거나 얼굴을 가리지는 않았다.

취재진의 '왜 4명을 살해하려 했나', '미안한 마음 없나' 등 질문엔 답을 하지 않았다. 반면 '할 일을 했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는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사람 인생을 함부로 파괴하는 그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서 내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쯤 부산 부산진구 소재 아파트에서 같은 항공사 기장 B 씨(50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앞서 16일 오전 4시 40분쯤 국내 항공사 기장 C 씨를 상대로 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C 씨의 강한 저항으로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경기북부경찰청에서 이관된 뒤 부산에서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범행 뒤엔 다음 살해 대상으로 지목한 D 씨 거주지인 경남 창원으로 향했으나, 당시 D 씨는 경남경찰청에 의해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다. 이에 범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A 씨는 울산으로 향했다가 검거됐다.

울산에서 부산으로 압송될 당시 취재진에게 "3년을 준비했다"며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인생을 파멸했기 때문에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몇 명을 살해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선 "4명"이라고 답했다.

A 씨는 경찰 진술 과정에서도 4명을 상대로 3년간 범행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수개월 전부터 범행 대상들을 따라다니며 거주지, 출근 시간, 동선 등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A 씨는 B, C 씨와 같은 항공사에서 부기장으로 근무하던 중 같은 직장 기장들과 갈등을 겪었고, 2년 전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부산지법에서 진행된다. 심리는 엄지아 영장전담판사가 맡는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