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종합병원들 "의사 구인난 한계…AI 도입도 인력으로 인정해야"

정부 지원사업의 엄격한 '의사 머릿수' 기준에 지역 의료계 분통

대한종합병원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극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지역 거점 종합병원들이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 도입을 의료 인력 충원으로 인정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보건복지부의 각종 지정제와 지역 의료 지원 사업은 일정 수 이상의 전문의 확보를 필수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억 원의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지방 병원들은 현실을 외면한 인력 기준 탓에 지원 사업에서 원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부산의 한 지역 거점 병원은 응급의료 지원 사업에 참여하려 했으나 '외과 전문의 1명 상주'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포기했다. 전남의 한 병원 역시 AI 판독 솔루션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크게 높였지만, 정부 평가에서는 '의사 머릿수' 기준에 밀려 가산점을 받지 못했다.

지역 의료계는 물리적인 의사 수급이 불가능한 현실을 고려할 때, AI 진단 보조 시스템이나 스마트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을 인력 충원의 일부로 인정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대한종합병원협회 관계자는 "의료 인력 수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지역에 한해서라도 AI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등을 인력 기준으로 인정해 주는 전향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조만간 전국 지역 거점 종합병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의료 인력 기준의 유연화와 각종 지원사업 규제 개선 대책을 수립하여 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 공식 건의할 방침이다.

지역 의료계는 의사가 없어 문을 닫는 지방 병원들에게 '의사를 데려오면 도와주겠다'는 식의 탁상행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정책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