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지역 정착 미지수…의료계 "남을 유인책 더 필요"(종합)
"응급실 공백 해소와는 거리…의무복무 뒤 수도권 이동 가능성"
시민단체·대학도 교육 인프라 확충 주문…"정원만 늘려선 한계"
- 장광일 기자,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박서현 기자 = 교육부가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부산 의료계에서는 의대 증원만으로는 지역 의료 인력난을 풀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원을 늘리더라도 의사들이 실제 지역에 남아 일할 수 있는 여건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발표한 배정안에 따르면 2027학년도부터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 이번 증원은 지역의사제 도입에 맞춰 추진한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신입생 가운데 일정 비율을 선발해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원 자격은 해당 의대 소재지나 인접 지역의 중·고교 졸업자에게 주어진다.
부산 지역 의대 정원은 2027학년도 기준 부산대 156명, 동아대 66명, 인제대 108명, 고신대 83명으로 책정됐다. 2028학년도부터 2031학년도까지는 부산대 163명, 동아대 70명, 인제대 112명, 고신대 85명으로 늘어난다.
지역 의료계는 곧바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부산시의사회 관계자는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제대로 한 명의 의사가 배출되기까지는 15~2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나 응급 진료 공백 해소에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0년 의무복무 기간 동안 경험을 쌓은 의사들이 이후 수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며 "지역 병원의 임금과 복지, 근무 여건이 수도권보다 열악한 현실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와 정부가 의사들이 20년, 30년씩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함께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도 정원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육 여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건강사회복지연대 이성한 사무처장은 "부산은 예상보다 정원이 많이 늘어난 편"이라면서도 "늘어난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기반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지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지역 의대에서 제대로 교육받고 수련한 의사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각 대학이 더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부산시 역시 의사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진료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가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부산대 관계자는 "학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의대 교육시설과 교수 정원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지원이 차질 없이 뒤따르지 않으면 교육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관계자는 "50명 미만 주요 사립대 가운데서는 비교적 큰 폭으로 정원이 늘어난 편"이라며 "2028학년도부터 신입생 21명이 추가 입학하는 만큼 의대 운영과 의료인력 양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대 증원과 함께 교육 기반 시설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립 의대에는 시설 개선과 기자재 확충 예산을 늘리고, 사립 의대에는 융자 지원과 대학별 투자계획 조사 뒤 정부 예산 반영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ilryo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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