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밀양 산불에 신속 헬기 투입·보강…대형 참사 막았다

산림청 신속한 지휘권 인수도 도움
주민 대피 시스템 '레디 셋 고' 도입에 인명 피해 '0'

경남 함양 산불 사흘째인 23일 오전 함양군 휴천면 임천에서 산림청 헬기가 물을 담수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한송학 기자

(경남=뉴스1) 한송학 기자 = 올해 첫 대형 산불인 경남 함양과 밀양 산불의 빠른 주불 진화는 신속한 헬기 투입과 헬기 보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산림청의 선제적인 지휘권 인수에 따라 유관기관이 진화 자원을 신속하게 동원한 것 역시 도움을 줬다.

26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산림청은 지난해 대형 산불 이후 진화 헬기 6대를 보강하고 신속한 헬기 투입 시스템을 구축했다. 보강된 6대는 대형 헬기 1대 및 국외 임차 헬기 5대다.

산림청은 올해부터 산불 발생 후 반경 50㎞ 내에 있는 가용 헬기는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지난해 봄철에는 216대의 산불 진화 가용 헬기를 확보했다면 올해는 315대를 확보했다.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군 헬기를 산불 초기에 투입하라는 지시도 있어 군 헬기 동원 전력을 49대에서 143대로 증대했다.

실제 함양과 밀양 산불 진화 과정에서 많은 헬기가 동원됐고, 투입 시간도 단축됐다. 21일 오후 9시 14분께 발생한 함양 산불 진화를 위해 22일 오전 6시 57분께 산림청 헬기 24대와 국방부 10대 등 헬기 54대가 일출과 동시에 투입됐다. 23일 오후 4시 10분께 발생한 밀양 산불은 화재 발생 30분 만에 산림청 13대, 국방부 10대 등 34대의 헬기가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였다.

경남 밀양 산불 이틀째인 24일 오전 삼랑진읍 검세리 산불 현장에서 육군 치누크 헬기(CH-47)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윤일지 기자

다만, 야간 헬기 운영은 풀어야 할 과제다. 현행 국토부의 회전익항공기를 위한 운항기술기준에 따라 야간 산불 진화 비행은 금지된다. 밀양 산불 같이 연무로 가시거리가 제한돼도 야간 산불 진화 헬기를 운영할 수 없다.

인명 피해 우려 확산 시 야간 헬기 투입이 가능하지만, 풍속과 시야 등 기상 조건이 주간에 비해 엄격하게 적용돼 실제 투입에는 한계가 있다.

풍속은 주간 15㎧ 이내, 야간 ㎧ 이내, 시야는 주간 3.2㎞ 이상, 야간 5㎞ 이상으로 이번 함양과 밀양 산불에서는 투입이 불가능했다. 야간 운항 조건 충족 시 운용할 수 있는 헬기도 수리온(산림청 3대 보유), 치누크(1대), S-64(1대) 기종만 가능하다.

산림청 관계자는 "야간 운항이 가능한 산불 진화 헬기는 시범 운용 후 점진적으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의 선제적인 지휘권 인수도 빠른 진화에 도움을 줬다. 함양 산불은 지속적인 강풍 등에 따라 선제적으로 지휘권을 함양군수에서 산림청장으로 전환했다. 밀양 산불 역시 인명 피해 예방, 재산 보호를 위해 지휘권을 밀양시장에서 산림청장으로 선제적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소방, 군 병력, 경찰, 기상청 등 산불유기관기관들의 합동 작전으로 진화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소방은 민가 방향의 산불 확산 저지 및 산불 진화 차량의 진화 용수 공급 지원으로 산불 진화 효율을 높였고, 군은 담수 용량 5000L의 치누크 헬기 등 군 자산을 산불 진화에 총력 투입했다.

박은식 산림청장 직무대리(산림청 차장)가 23일 오후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산불 현장 통합지휘본부에서 주불 진화를 발표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윤일지 기자

대형 산불이지만 주민 대피가 없었던 이유는 새 지침 '레디셋고(Ready-Set-Go)' 시스템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최대순간풍속이 20㎧ 이상이면 지역 상황을 종합 고려해 기존 마을 단위에서 읍·면·동, 시·군·구 단위까지 대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을 참고해 요양원 및 장애인 시설과 같은 취약 시설은 사전대피하고, 야간 중 산불 확산 우려가 있으면 일몰 전까지 사전대피를 완료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박은식 산림청장 직무대리는 "국민 모두가 산불감시원이라는 마음으로 산불 예방에 동참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