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주요 원인 지목된 '화목보일러'…경남서만 5704곳서 사용

446곳 소화 장비나 재처리 용기 없어…거창 미구비 '최다'
경남도 화목보일러 관리 강화…"수시 점검·산불 예방 홍보"

화목보일러 <자료사진> ⓒ 뉴스1 공정식 기자

(경남=뉴스1) 박민석 한송학 기자 = 최근 경남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경남도가 산불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화목보일러 관리 강화에 나섰다.

25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 18개 시군 5704곳에서 화목보일러를 사용 중이다. 이 가운데 투척식 소화기를 구비한 곳은 1242곳, 일반 소화기를 비치한 곳은 3968곳,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한 곳은 430곳으로 집계됐다. 재처리 용기를 갖춘 곳은 2967곳, 사용상 주의 안내문을 부착한 곳은 5200곳이다. 반면 446곳은 소화 장비나 재처리 용기 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군별로는 거창이 741곳 가운데 237곳에서 소화 장비 또는 재처리 용기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원은 510곳 중 76곳, 합천은 379곳 중 75곳, 거제는 253곳 중 43곳, 창녕은 38곳 중 15곳이었다. 나머지 시군은 관련 장비를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화목보일러는 장작을 직접 연소하는 구조여서 사용 과정에서 '불티'가 외부로 배출될 수 있다. 연통을 통해 배출된 고온의 불씨는 강풍과 건조한 기상 조건이 겹치면 인근 산림의 낙엽이나 잡초에 착화돼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연통 내부에 쌓인 그을음이 발화하거나, 완전히 식지 않은 재를 외부에 방치할 경우 재점화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농촌 지역은 주택과 산림 경계가 밀접해 작은 생활 화재가 곧바로 산불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산불 원인 분석 결과를 언급하며 화목보일러를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송 장관은 "전국적으로 약 3만 호가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며 "시도의 농정국장들을 통해 화목 보일러를 보유하고 있는 마을을 찾아서 관리를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최근 도내에서 대형 산불 피해를 겪은 지역은 화목보일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틀간 이어진 산불로 143㏊의 산림 피해를 입은 밀양시는 전체 화목보일러 사용 장소 190곳 중 96곳이 산림과 인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산림 인접지 사용 가구에 재처리 용기를 지급하고 수시 점검을 통해 소화 장비 비치 여부와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소화기는 전 가구에 배치된 상태다. 시는 정기 점검과 현장 홍보를 병행해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흘째 이어진 산불로 234㏊의 산림 피해를 입은 함양군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군은 산림 인접지 화목보일러 사용 장소를 대상으로 자동 확산 소화기와 재처리 용기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급 규모 확대도 검토 중이다. 군은 최근 742곳을 전수 점검해 소화기 구비 여부를 확인했고, 화기·화재경보기 보완 42건, 인화물질 정리 14건, 보일러 바닥 고정 2건 등 지적 사항은 모두 조치를 완료했다.

경남도는 18개 시군으로부터 화목보일러 사용 장소 현황과 소화 장비 구비 현황, 재처리 용기 비치 여부를 정기적으로 보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각 시군 공무원이 마을별로 직접 방문해 화목보일러 관리 요령과 산불 예방 수칙을 안내하도록 하고, 추진 실적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산불 위험이 높은 3월과 4월에도 수시로 각 시군이 예방 활동을 이어가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재처리 용기를 갖추지 못한 화목보일러 사용 장소에 대해서는 이달 안으로 모두 비치하겠다는 보고를 각 시군으로부터 받았다.

다만 소화 장비의 경우 그동안 별도의 지원은 없었던 만큼, 도는 수요 조사를 통해 필요한 지역에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산림 인접지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를 중심으로 점검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며 "정월 대보름을 앞둔 만큼 예방과 홍보 활동 등을 완벽히 하겠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