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즉시전력감 정책 한아름”…지역순환경제 주요 정책은?

지역경제 기초체력키우는 ‘지역순환경제’ ②
지역화폐 강화·지역본사제 등 '눈길'

부산 지역사랑상품권 '동백전' (동백전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순환경제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주요 정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특히 지역화폐 관련 정책 등은 후보들이 체감형으로 제시할 수 있는 이른바 ‘즉시 전력감’ 정책으로도 꼽힌다.

16일 지역순환경제전국네트워크(지순넷)에 따르면 지역순환경제의 주요 정책으로는 △지역화폐 확대를 통한 역내 소비 활성화 △지역본사제 등을 지역 산업 생태계 구축 △대기업의 지역 재투자 의무화 법제화 △지역공공은행 등이 제시된다.

먼저 지역화폐 확대는 재 B2C 거래에 국한된 지역사랑상품권의 사용처를 B2B나 B2G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한 고객이 식사를 하고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식비를 지불하면 식당주인은 이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급받게 된다. 이 경우 해당 상품권은 일회성으로 사용된 이후 사실상 지역화폐의 기능을 잃는다. 그러나 사용처가 확대되면 고객한테 받은 상품권으로 식자재, 물수건, 각종 일회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게 돼 지역화폐로서 기능이 확장된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 차원에서 캐시백, 할인 지원과 같은 지역 내 도매 유통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도 가능해지는 등으로 지역 재화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지역에 특화된 ‘로컬 디지털 지갑’까지 도입할 수 있다면 화폐유통 과정에서 시중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본사제는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에 대해 세제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기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지역에서 돌게 하고 경영, 기획, 홍보, R&D, 법률 등 고부가가치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2022년에 '지역본사제 3법'으로 국회에서도 논의된 바 있다. 지역본사제 3법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을 한꺼번에 개정하는 방안으로 비수도권으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복수본사제를 운영하는 기업에 법인세 최대 100% 감면 및 행정·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내용이었다.

당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비수도권 중 인구감소나 고용·산업위기 지역 등으로 본사를 옮길 경우 최대 12년간 법인세 감면혜택을 부여할 수 있게 하는 등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실질적인 본사 조직 이전 등의 효과로는 이어지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기업의 지역 재투자 의무 법제화는 미국의 시중은행 대상의 지역재투자법(CRA) 및 로컬콘텐츠법을 참조한 정책이다. 지역 내에서 사업활동을 하는 생산기업이나 유통기업의 지역 내 사업체와 거래를 의무화하고 이익의 일부를 반드시 지역 전문가 및 시민사회와 구축한 거버넌스인 지역사회개발금융조직(CDFI, Community Development Financial Institution)을 통해 재투자하도록 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미 부산에는 2021년 ‘지역재투자 활성화 기본조례(지역재투자 조례)’가 전국 최초로 제정돼 일정 부분 법제화된 바 있다. 지역에 진출하는 대형 유통기업에 대한 상생기금 출연 요구도 이런 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장으로 꼽힌다.

지역공공은행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노스다코타은행 사옥 전경 (은행 SNS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지역공공은행은 지자체의 예산이나 시민들의 예금으로 모이는 자금과 창출되는 신용을 온전히 지역에 재투자하기 위한 것이다.

가령 올해 기준 부산광역시의 본예산 17조여 원을 금융기관에 예치한다고 했을 때 레버리지 2배를 적용하면 35조 원가량의 신용을 창출할 수 있다. 이를 민간 시중은행이 운용하면 수익성이 보장된 수도권 기업이나 부동산에 일부라도 흘러 들어가 지역 재화가 유출된다. 그러나 지역공공은행에 맡기면 창출되는 신용의 대부분을 지역에 재투자할 수 있다.

특히 CDFI와 같은 거버넌스 조직을 거쳐 지역 중소 및 벤처기업, 소상공인, 사회적 경제조직 등에 투자하는 지역 자산으로도 역할이 가능하다.

미국의 노스다코타주립은행(BND)이 모범사례로 꼽힌다. BND는 지역 농업 및 인프라 융자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높은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미국에서 정부 셧다운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BND가 주 정부에 긴급 대출을 집행해 노스다코타주는 셧다운을 피하기도 했다. 이에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도 뉴욕시립은행이라는 지역공공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관련 법을 발의한 바 있으며 전남광주통합특별법에서도 벤처기업 육성에 국한됐지만 은행 설립 특례가 포함돼 일부 논의가 진행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부산 지역 공약으로 제시한 동남권투자공사도 넓은 의미에서 지역공공은행에 관한 논의로 분류할 수 있다.

지역재투자조례를 주도했던 곽동혁 전 부산시의원은 “5극 3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광역화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서 발생한 부가 어디로 되돌아가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지역순환경제가 병행될 때 5극 3특이 자생적 광역경제권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