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극 3특’ 추진에 주목받는 지역순환경제 의제
지역경제 기초체력키우는 ‘지역순환경제’ ①
지방선거 앞두고…"구멍난 양동이 메워 지역 재화유출 막아야"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정부가 4년간 20조 원 규모의 인센티브,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앞세워 5극 3특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역순환경제 의제가 주목받고 있다.
15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순환경제는 “구멍 난 양동이를 메우는 작업”으로 비유할 수 있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재화의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순환을 촉진하자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5극 3특 및 행정통합은 여러 개의 작은 양동이를 하나로 합쳐 큰 양동이로 만들어 담을 수 있는 물의 양을 늘리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입장은 양동이 속 물을 채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발상이라는 점에서 상호 보완 관계를 가진다.
이에 5극 3특 의제를 주도하고 있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난 9일 지역순환경제 활성화 공동선언식을 열고 경남 남해군 등 지자체별 관련 우수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으며,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종훈 진보당 울산시장 후보 등이 지역순환 경제를 선거의제로 내세우는 등 여당 및 진보 진영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다. 23일에서는 지역순환경제 의제를 이끄는 지역순환경제전국네트워크(지순넷)이 송재봉 민주당 의원과 관련 정책공약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기존 5극 3특에 대한 논의가 광역교통망 구축, 대기업 투자 유치 및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뼈대 구축에 방점을 찍는다면 지역순환경제 의제의 경우 지역의 재화가 유출,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구멍 난 양동이’를 메우는 정책체계 마련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 등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이 ‘구멍 난 양동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욱 뚜렷해진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지난달 발표한 ‘지역산업연관표로 보는 부산경제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부산은 다른 지역과의 교역에서 10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에 대한 순이출 규모가 17조 원에 달해 적자폭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내 생산품을 중간투입 해 생산하는 ‘중간투입률’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부산의 중간투입률은 52.4%로 전국 평균에 비해 낮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에서도 지역의 수출 증가가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최근 경남지역 수출과 소비 간 연계성 약화의 주요 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가 그것이다. 보고서는 "2023년 이후 무기류, 선박 등을 중심으로 2년 연속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면서도 수도권에 본사 및 모기업을 두고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연구개발 등의 명목으로 재화가 유출, 지역의 근로소득으로 이어지지 못해 수출 호조가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 울산, 경남 간의 경제적 연계가 적절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2024년 나온 ‘부산지역 소비 유출입의 특징과 동남권 거점도시로서의 정책적 시사점’을 보면 동남권의 소비통합도는 8.7%로 수도권 17.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 부산 지역 주민들이 동남권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비중도 38.1%로 수도권 소비비중 37.6% 대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이나 수도권에 본사를 둔 대형 유통사를 통한 소비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수도권 소비의존도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단순히 행정통합으로 몸집을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본사제 등을 지역 산업 생태계 구축 △지역화폐 확대를 통한 역내 소비 활성화 △대기업의 지역 재투자 의무화 법제화 △지역공공은행 등 지역순환경제 정책체계로 지역의 재화가 빠져나가는 구멍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와 관련한 논의를 이끄는 양준호 인천대 교수는 "지역에서 사업활동을 벌이는 대형 유통자본, 대기업, 시중은행 등이 지역에서 창출하는 부를 대부분 본사가 있는 수도권에 헌납하는 상황”이라며 “지역 재화 유출이 산업, 정보 및 기술, 기업본사, 사람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극 3특 초광역화 구상이 공공기관 지역 이전, 경제권 통합, 광역 교통망 구축, 예산지원 등 하드웨어에 대한 논의에 국한돼 있다"고 비판했다.
red-yun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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