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9억 통장' 잔고증명서…판사도 속아 영장기각

의사 자격증 위조해 투자금 3.2억 챙긴 20대…검찰서 덜미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 News1 DB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AI(인공지능)로 만든 이미지로 3억 원이 넘는 사기를 치고, 법원에 AI 생성 이미지를 증거로 제출한 20대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김건 부장검사)는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20대 A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10월 투자금 등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3억20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한 AI 플랫폼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이용해 의사국가시험 합격 내역, 예금 거래 내역 등이 조작된 사진을 만들어낸 뒤 수십억 원을 보유한 의사 겸 사업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구속 영장 심사를 받게 되자 이미지 생성 기능을 다시 이용해 통장 잔고에 9억 원이 있는 것처럼 위조한 이미지를 법원에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위조된 이미지를 제출하면서 '피해금을 변제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원은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불구속 송치된 A 씨에 대한 수사를 벌여 법원에 제출한 잔고증명서가 실제 계좌정보와 다르다는 점을 알아냈다. 그 뒤 문서 위조 범행 4건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AI가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인공지능기본법을 통해 AI 생성물 표시제가 도입됐으나 제재 수단 미비 등의 이유로 AI 생성물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서류 위조 등 악용 가능성이 큰 생성물의 경우 생성 제한이나, 생성물을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에 대한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향후에도 AI 기술 이용 재산 범죄와 사법 질서 교란 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