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농협 수십억 적자…조합원 "경영 실패" vs 농협 "대손충당금 영향"

손실금 34억 8000만 원 중 90% 대손충당금 적립

9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종원 통영농협조합원행동 공동대표가 통영농협 경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6.02.09/뉴스1 강미영기자

(통영=뉴스1) 강미영 기자 = 경남 통영농협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조합원들이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통영농협과 통영농협조합원행동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 열린 통영농협 제53기(2025회계년도) 결산보고에서 총 34억 8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는 이 같은 손실이 적립 기금 1억 6500만 원과 조합원 지분으로 적립된 사업준비금 33억 1500만 원을 소진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는 점이다.

통영농협조합원행동은 "손실금 처리 방식에서 경영 책임자인 조합장과 임원진이 금전적 책임을 부담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면서 "이는 명백한 책임 회피이자 손실의 전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일회성 실패가 아니라 300억가량의 PF대출과 지속적인 부동산 투자 시도 등 무능한 경영의 결과"라며 "조합장과 임원진은 손실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통영농협 측은 이번 적자의 주된 원인은 '대손충당금'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대손충당금이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에 대해 미리 적립해 두는 금액을 뜻한다.

통영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55억 7800만 원으로 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결과적으로 34억 8000만 원의 적자가 났지만 이 중 90%인 31억 4000만 원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고 대손충당금으로 적립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원 지분 손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농협중앙회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지난해 지역 경기 침체로 담보 물건 가치가 하락하고 원금 회수 전망이 불투명해진 데다, 2024년부터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된 점이 꼽혔다.

지난해 말 기준 통영농협에 적립된 대손충당금 잔액은 118억 원이다.

황철진 통영농협 조합장은 "장부상으로는 적자가 났지만 이는 조합의 위기를 대비해 기초 체력을 다지는 비용"이라며 "올해는 임직원 헌신과 과감한 경영 개선으로 좋은 결과로써 결산 보고를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