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빗장 걸리자 부산으로 '돈맥' 흐르나
해운대·수영 등 매수 문의 증가…'풍선효과' 기대 반 우려 반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카드를 다시 꺼내면서 규제의 칼날을 피한 부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에 쏠려 있던 유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가격 메리트가 있는 부산 등 지방 광역시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이번 조치로 서울 등 수도권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집을 팔 땐 기본세율(6~45%)에 20~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더해진다. 사실상 시세 차익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이에 세금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수도권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신규 투자처를 지방으로 돌리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구와 수영구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최근 외지인의 매수 문의가 부쩍 늘었다. 해운대구 우동의 A 공인중개사는 "정부 발표 직후 서울과 경기 지역 번호로 걸려 오는 문의 전화가 평소 2~3배 늘었다"며 "수도권은 이제 세금 때문에 재미를 보기 힘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부산 랜드마크 아파트나 재건축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똘똘한 1채'를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부산의 핵심 입지는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부산은 비규제 지역이 대부분이라 취득세와 양도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출 규제 또한 수도권에 비해 유연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엇갈렸다. 다주택자인 여모 씨(62·동래구)는 "그동안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부산 집값이 너무 떨어져 팔지도 못하고 속앓이했는데, 외지 자금이 들어오면 거래가 숨통을 트지 않겠느냐"며 "이번 기회에 시장이 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직장인 김모 씨(36·부산진구)는 "서울 사람들이 돈 싸 들고 내려와 집값을 올려놓으면 결국 피해 보는 건 실수요자인 부산 시민들"이라며 "몇 년 전처럼 집값이 폭등해서 영영 집을 못 사게 될까 봐 벌써 걱정된다"고 불안해 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규제가 부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불장'(시장 과열)이 재현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기조가 여전하고 실물 경기가 위축된 상황이라 투자 심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강정규 동아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수도권 양도세 중과 부활로 인한 풍선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부산 전역이 오르기보다 해운대·수영·동래 등 핵심 입지와 개발 호재가 있는 곳으로 자금이 쏠리는 초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무분별한 갭투자보다 입지와 미래 가치를 꼼꼼히 따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부동산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외지 투기 세력 유입으로 인한 시장 교란 행위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imst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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