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그린벨트 무단 훼손 ‘범어사’에 원상복구 명령
300평 무단 형질변경 적발…경찰 고발 여부는 '검토 중'
인공 연못·콘크리트 구조물 설치에 시민들 "문화재 보존 의식 아쉬워"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부산 금정구 범어사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문화재 보호구역을 무단으로 훼손해 관할 구청으로부터 원상복구 명령을 받았다. 금정구청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경찰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범어사는 작년 11월 중순부터 관할 관청의 허가 없이 일주문 인근 등산로 주변 약 300평(990㎡) 부지의 형질을 무단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조사 결과, 사찰 측은 등산객 편의와 휴식 공간 제공을 명목으로 지반을 50cm 이상 깎거나 흙을 쌓고(절·성토), 계곡의 자연석을 파헤쳐 석축을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수목이 제거되고 인공 연못 5개와 콘크리트 배수 시설이 설치되는 등 자연 지형이 상당 부분 변형됐다.
현행법상 개발제한구역과 문화재 보호구역 내에서의 이 같은 행위는 사전에 관청의 엄격한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범어사 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금정구청은 해당 행위를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범어사 측에 즉각적인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당초 거론됐던 형사 고발 조치에 대해선 현재 내부적으로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소 금정산을 즐겨 찾는다는 시민 이 모 씨(59·금정구)는 "자연과 생명을 존중해야 할 사찰이 편의 시설을 핑계로 멀쩡한 계곡과 숲을 파헤치고 콘크리트를 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냈다.
또 다른 시민 임 모 씨(54)도 "문화재를 보호하고 가꿔야 할 주체가 오히려 훼손에 앞장선 꼴"이라며 "단순한 복구를 넘어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정구 관계자는 "범어사 측이 등산객을 위한 선의였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훼손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원상복구 이행 여부를 철저히 감독하고, 고발 여부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어사 측은 "경내 주차난 해소와 주차 편의, 등산객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limst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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