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데 가라"…술자리 말다툼 끝에 흉기 69차례 휘둘러 [사건의재구성]

특수상해 전과 20대, 누범기간에 직장동료 살해…징역 12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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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미안하다. 좋은 데 가라"

2024년 1월 17일 밤, A 씨(20대)가 경남 창원 주거지에서 직장동료 B 씨(30대)를 흉기로 69차례 찌른 뒤 목 졸라 살해한 직후 노트북 메모장에 남긴 글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특수상해죄로 복역한 A 씨는 출소 후 그 전에 다니던 직장에 재취업했다. 이곳에서 교도소에 가기 전 함께 일했던 B 씨를 다시 만난 A 씨는 형·동생 사이로 원만히 지내며 자주 술자리를 함께했다고 한다.

사건 발생일에도 A 씨는 새벽조 근무를 마친 B 씨와 직장 근처 횟집에서 만나 대낮부터 술을 마셨다. 소주 9병을 나눠 마시고 만취한 이들은 노래주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도우미를 불러 술자리를 이어갔다.

그러다 이 자리에서 A 씨가 도우미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B 씨가 꾸짖자 욕설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 일로 B 씨에게 앙심을 품은 A 씨는 "싸움하자"며 인적이 없는 곳으로 B 씨를 데려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B 씨가 공용화장실에서 세면하겠다고 하자, A 씨는 그제야 자신이 특수상해죄 누범기간임을 인지하고 이 일이 발각되면 가중 처벌될 것을 우려했다.

A 씨는 '우리 집에 가서 씻자'며 B 씨를 주거지로 데려갔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

A 씨는 집에 들어선 B 씨를 재차 폭행한 뒤 부엌에 있던 흉기로 온몸에 상처를 입히고 목을 조르는 일명 '초크' 기술을 걸어 살해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작년 1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1심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B 씨에게 흉기를 총 69차례 휘둘렀고 범행 직후 노트북에 '좋은 데 가라'는 메모를 남긴 점 등에 비춰 살인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누범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A 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 씨는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1심 판결에 항소했고, 작년 9월 열린 항소심에선 형량이 징역 12년으로 감형됐다. 단, 1심에서 선고한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뒤늦게나마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심에서 유족과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보인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으나, 이후 취하해 징역 12년 형이 확정됐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