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남은 임기 경남교육 방향 흔들림 없게 기반 다질 것"

[신년 인터뷰] "지켜야 할 기준 분명히 세운 게 가장 큰 성과"

박종훈 경남교육감.(경남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남은 임기 동안 경남교육 방향이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교육감은 뉴스1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경남 교육이 일시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세대 교실에서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기준으로 이어지게 하는 일이 지금 맡은 자리에서 완수해야 할 책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3선 연임 제한으로 올해 12년간 여정을 마무리하는 박 교육감은 "임기는 끝날 수 있어도 아이들을 향한 책무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더 가까이 서는 사람으로 남으려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3선 제한으로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다. 교육감으로서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변화와 아쉬운 점은.

▶가장 큰 성과는 경남교육이 지켜야 할 기준을 분명히 세웠다는 점을 꼽고 싶다. 지난 12년간 이어져 온 혁신 교육 방향은 여전히 현장에서 유효했고, 배움 중심 수업과 교사 전문적 학습 공동체는 교실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교육 공공성과 공적 돌봄을 강화해 온 노력도 단기 성과를 넘어 교육 문화로 정착해 교육에 있어 방향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아쉬운 점은 학령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위기 속에서 학교와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나누는 교육 협치의 틀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점이다. 마을 교육공동체 조례 폐지와 미래 교육지구 예산 전액 삭감으로 지역 기반 교육 토대가 흔들렸다. 이제 협치 구조를 복원하는 일이 경남교육이 반드시 다시 세워야 할 핵심 과제가 됐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도의회에서 미래 교육지구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도교육청과 갈등이 있었다. 예산 확보 방안은.

▶미래 교육지구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아이들 배움과 지역 미래를 함께 지켜 온 핵심 교육 기반이다. 특히 농산어촌과 도시 취약지역 아이들에게는 지속 가능한 배움의 토대였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갖는 무게는 가볍지 않다. 미래 교육지구는 지방자치단체와의 대응 투자 사업인 만큼 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시장·군수와 협의를 이어가며 지자체 예산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요청하겠다. 공동 대응 체계를 통해 방과 후·주말·방학 프로그램도 연계해 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군 지역 학생들의 배움이 끊기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하겠다.

중앙정부 차원 예산 확보에도 적극 나서겠다. 경남 18개 시군 증 13곳이 인구소멸 지역 또는 관심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교육여건 개선을 통한 지역 회복이 절실하다. 올해 교육부 업무 계획 역시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 수립하는 지역 맞춤형 혁신계획에 대해 재정 지원과 규제 특례를 약속하고 있다. 이는 미래 교육지구가 그동안 축적한 성과와 가치를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학령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격차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에 있어 교육청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나.

▶교육은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하는 힘이다. 학생 수 감소로 학교와 마을이 사라질 수 있다는 현실 앞에서 작은 학교를 지키기 위해 추진한 것이 '경남 공동학교'다. 경남 공동학교는 학교 수를 늘리는 정책이 아닌, 도내 51개 권역의 작은 학교가 과목과 교사, 자원, 프로그램을 나누면서 연결되는 협력 모델이다. 학생들은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더 넓은 과목 선택권을 보장받고, 교사들은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통해 수업을 함께 연구하고 혁신하고 있다. 공동 체험학습과 공동 수학여행, 창녕의 다문화 교육모델, 하동 섬진강 생태 교육과정 같이 지역 특색과 연결된 배움은 학교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 생태계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취임 이후 AI 기반 학습 플랫폼 '아이톡톡'을 주요 공약으로 추진해 왔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빅데이터·AI 기반 학습 플랫폼 '아이톡톡'은 단순한 온라인 수업 도구가 아닌, 새로운 공교육 기준을 만들고자 하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재난·재해로 대면 수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교에 개설된 과목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도 학생들 학습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체제. 아이톡톡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현실로 옮기기 위한 첫 시도였다. 지난해는 그 약속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진 한 해였다. 국가 원격 학습 시스템인 'e학습터'(KERIS)와 '온라인클래스'(EBS) 종료가 예고된 상황에서도 경남은 아이톡톡을 통해 실시간 수업, 과목 선택, 학습 데이터 기반 수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체제를 완성했다.

경남 온라인학교 운영을 통해 그동안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배움의 권리를 돌려주는 성과를 거뒀고,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정보문화 유공 기관 표창을 받는 뜻깊은 결실도 있었다. 아이톡톡은 4차 연도 개발을 마치며 기능을 빠르게 확장했다. AI 기반 맞춤 학습, 화상수업, 전자도서관 등 현장의 필요에 기반을 두고 지속 발전했고, 앞으로도 그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다만 그 발전의 출발점은 언제나 기술이 아니라, 교육 철학이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해를 맞아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경남교육은 경쟁과 효율보다 배움의 의미와 학교의 역할을 우선했다. 교육을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공의 가치로 지켜 왔다. 돌봄과 안전, 배움이 분절되지 않도록 토대를 다지고, 학교를 넘어 지역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교육 생태계를 확장해 왔다. 그 방향이 흔들리지 않도록 곁을 지키겠다. 필요할 때는 조용히 힘을 보태고, 필요할 때는 분명히 말하겠다. 경남 아이들이 오늘보다 더 안전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교육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든든한 토대로 남을 수 있도록 제자리에서 끝까지 함께하겠다. 병오년 새해에는 가정마다 평안과 건강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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