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공사 때문에 창문 못 열고 잠도 못 자"
부산 부암동 동문굿모닝힐 주민들, 대우건설에 대책 마련 요구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의 오피스텔 신축공사와 관련해 인근 동문굿모닝힐 아파트 주민들이 대규모 집단 시위에 나섰다.
동문굿모닝힐 아파트 주민 200여 명은 24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한 시위에서 "대우건설의 무책임한 공사로 2년째 분진과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 주민은 오피스텔 공사 현장 앞에서 '대우건설 각성하라' '소음·진동 피해 보상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관련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펴들었다. '주민의 행복추구권을 파괴하는 대우건설 각성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이 현장을 둘러쌌다.
한 주민은 해당 공사 때문에 "먼지를 매일 닦아도 하루 만에 창틀에 쌓인다"며 "2년째 창문을 열지 못하고 살았다"고 말했다.
다른 40대 주민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잠을 자려 해도 새벽 6시부터 쿵쾅거려 도저히 잘 수 없어 친척집에서 잔다"며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문굿모닝힐 아파트 103동과 105동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주민들의 호소가 잇따랐다. 일부 세대에서는 벽이 갈라지고 타일이 떨어졌고 화장실 누수 현상도 발생했다고 한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오피스텔 시공사에 항의하자, 대우건설 측에선 "동문건설(이스트건설)의 시공 방식이 문제"라며 책임을 떠넘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천종원 피해대책위원장은 "주민 559세대가 세대당 100만 원씩 보상을 요구했지만, 대우건설은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의 보상안을 내놨다"며 "2년 넘게 고통받은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오피스텔 공사는 '프로젝트 헤리티지'가 발주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하고 있다. 총 공사 기간은 2022년 9월 16일부터 2026년 1월 15일까지다. 현장에선 지하 7층·지상 35층 규모의 대형 오피스텔 2개 동이 건립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피해보상 협의 의사는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민들의 요구액과의 차이가 커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주민들은 "소음과 분진이 기준치를 넘어 일상생활이 마비됐다"며 "피해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현재 민원이 다수 접수돼 현장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imst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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