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업용 저수지 80%, 극한호우에 사실상 무방비…대책 필요"

[국감브리핑] 조경태 의원 "방류시설 없는 흙댐 안전대책 수립해야"

조경태 의원. ⓒ 뉴스1 DB

(부산=뉴스1) 강정태 기자 =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80%가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호우에 무방비로 노출돼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조경태 의원(국민의힘·부산 사하을)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저수지 3427곳 중 99.6%인 3414곳이 물이 넘치면 쉽게 붕괴하는 흙댐(사력댐)이다.

사력댐은 물이 넘치는 ‘월류(overflow)’ 현상 발생 시 댐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조 의원은 "문제는 기후변화로 극한호우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이들 사력댐 대다수가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응할 안전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폭우 시 댐 붕괴를 막을 유일한 설비인 ‘사전 방류시설’이 설치된 곳은 전체 3414곳 중 단 20.4%(69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719곳은 사실상 아무런 대책 없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조 의원은 전했다.

농어촌공사에서는 2032년까지 저수지 641곳에 방류시설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1902곳의 설치 계획은 아직 없다.

조 의원은 "정부는 저수량이 20만 톤 미만이라는 이유로 1902곳의 소규모 저수지를 설치 계획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했다"며 "이들 저수지는 대부분 마을과 인접해 있어 붕괴 시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후 위기 시대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비용 문제로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농어촌공사는 단 한 곳의 예외도 없이 모든 저수지에 대한 안전 대책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