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 50곳, 한국인 2000여명 일하는 듯"

부산 서부경찰서 오영훈 수사과장 "국제 공조 수사 위한 코리안데스크 필요"

오영훈 부산 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이 범죄단지로 추정하며 촬영한 현장.(오 과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스1) 김태형 기자 = "캄보디아로 수사를 갔을 때 현지 범죄단지가 50여 곳이 있고 여기서 일하는 한국인이 20~30명씩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최근 캄보디아에 탐문 수사를 다녀온 오영훈 부산 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15일 이렇게 밝혔다.

수사과는 현재 투자 리딩 사기를 수사하고 있다. 오 과장은 최근 수사 중이던 사기 범죄 단서 위치를 추적하던 중 캄보디아 프놈펜이 뜬 것을 확인했다.

오 과장은 캄보디아에서 계속 납치와 투자 리딩 사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였기에, 용기를 내서 현지에 가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프놈펜 외곽 범죄단지.(오 과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지난 8월 21일 프놈펜으로 향했고 현지에서 인터넷 지도를 활용해 범행지도 찾았다.

그는 "현장에서 몇 군데 범죄단지를 둘러봤는데 현지 한인회를 통해 캄보디아 상황도 물어봤다"고 말했다.

현장 수사와 한인회 등을 통해 그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캄보디아 범죄 단지는 좀 특이했다고 한다. 보통 중국같은 경우는 투자 리딩 사기가 점조직 단위로 벌어지는데 이곳에선 큰 조직 단위가 있고, 수법별로 전문화된 범죄를 일삼고 있단 게 오 과장의 설명이다.

오 과장은 "이들은 사무실 같은 곳을 빌려서 범죄를 일삼는데 여기에 실행팀, 지원팀, 피싱팀, 투자리딩팀, 심지어 로맨스팀까지 다 함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영훈 부산서부경찰서 수사과장.(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곳은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고 한다. 오 과장은 범죄단지가 큰 호텔이나 리조트 아니면 3~4층 빌라에 마련돼 있고 입구엔 경비병이 지키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곳에서 약 2000여 명의 한국인이 일하고 있고 일부는 감금된 채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한국인 중에선 범행 가담을 알고 들어간 이도 있고 고소득 일자리 보장에 속아서 들어간 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 과장은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납치로 들어간 한국인도 있는데 통장을 볼모로 잡혀 일 시킴을 당하고 폭행 피해까지 입는다"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국제 공조 수사가 원활히 작동하는 게 필요하다고 오 과장은 말한다.

오 과장은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해 한국에서 수사 요청이 들어오면 즉시 집행이 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th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