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환경단체 "한림면 의료 폐기물 소각시설 설치 반대"

"람사르 습지 도시 인증 김해 화포천과 1.16㎞ 거리"
시 "22일까지 주민 의견 수렴해 환경청에 의견 제출"

김해환경운동연합이 17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림면 의료 폐기물 소각장 건립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2025.9.17 ⓒ 뉴스1 박민석 기자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람사르 습지 도시로 인증된 경남 김해 화포천 습지 인근에서 의료 폐기물 소각시설 건립이 추진되자 지역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김해환경운동연합은 17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어 "한림면 의료 폐기물 소각시설 설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역의 한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한림면 안하리 224-4 부지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각시설의 하루 처리량은 48톤으로 24시간 가동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의료 폐기물 소각시설이 들어서는 위치는 올해 8월 국제환경협약인 람사르 협약에서 람사르 습지 도시로 공식 인증한 김해 화포천과 직선거리로 1.16㎞ 떨어진 곳"이라며 "대기오염물질 영향이 반경 5㎞까지 미치는 소각시설이 들어서면 해마다 화포천에 날아드는 조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해당 소각시설에서 다룰) 의료 폐기물은 김해지역 병원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아닌 전국 보건·의료기관, 동물병원, 시험·검사 기관에서 배출하는 감염 위험 폐기물"이라며 "소각 용량이 일 100톤 미만인 소각시설은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고, 인체 유해 물질을 발생시키는 소각시설이 들어서면 주민 건강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고 우려했다.

단체는 "현재 의료 폐기물 소각장 건립 추진 지역은 낙후된 외곽지역에 주민들도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업체는 반대 목소리가 모이지 못할 것이라 예상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가 이 사업에 동의한다면 한림면 등 특정 지역 주민에 대해서 사회적 차별을 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2019년에도 대단지 아파트가 인접한 주촌면 덕암리에 하루 처리량 80톤의 의료 폐기물 소각시설 건립이 추진됐었다"며 "당시 아파트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시는 인허가권을 가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설치 불가 의견을 제출해 사업을 무산시킨 바 있다"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업체는 한림면에 의료 폐기물 소각시설을 건립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지난 5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낙동강청은 시에 협의 의견을 요청한 상태다.

시는 '갈등유발 예상 시설 사전 고지 조례'에 따라 의료 폐기물 소각시설 건립 사업계획서 제출 사실을 고지하고 오는 22일까지 주민 의견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관련 부서와 주민 의견을 취합해 낙동강청에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