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선학원, '성비위 징계 전력' 교직원 핵심 보직 임명 논란

피해자와 한 울타리 안에서 근무, '사실상 2차 가해' 지적

브니엘 예술고등학교 전경.(2025.7.2/뉴스1 ⓒ News1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브니엘예고 등 4개 중등학교를 운영하는 부산의 학교법인 정선학원(옛 브니엘학원)이 성비위 징계 전력이 있는 교직원을 법인 핵심 보직에 임명해 학교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학교법인 정선학원이 11일 A 고등학교 행정과장 B 씨를 학교법인 과장에 겸임 발령한 것이 확인됐다.

2022년 학내 성비위로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은 B 행정과장이 법인 핵심 보직에 임명되면서 학교 교육의 도덕성 훼손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같은 법인 내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가해자의 배우자와 친인척도 해당 학교에 다수 근무하고 있는데다 피해자가 3년째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중용 조치가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교육청 성고충심의위원회, 정선학원 징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B 과장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여직원에게 '데이트 하자'는 성희롱 발언, '배우자 속옷 보여주기' 등 지속적인 성비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B 과장이 절차적 정당성 문제로 논란이 있었던 성과상여금을 수령한 전례에도 불구하고 중책을 맡아 학교법인과 교육청 모두 관리·감독 부실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단체 한 관계자는 "부산시교육청이 성비위 징계 이력 직원의 법인 핵심 보직 임명을 사전에 협의한 것에 대해 낮은 성인지 감수성은 사회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이는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며 정선학원 측의 인사 강행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관련, 뉴스1은 정선학원 관계자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선학원은 부산에서 4개 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법인으로, 올해 6월 산하 브니엘예술고등학교 재학생 3명이 동시에 숨진 사건으로 지난달까지 부산시교육청 특별감사를 받았다.

1999년 재정 부도로 부실 운영 판정을 받은 뒤 관선(임시)이사와 정이사 체제가 반복돼 왔으며, 현재는 시교육청이 새로 선임한 7명의 임시이사로 운영되고 있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