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만 마리 이상 폐사…경남 축산 농가들 이른 폭염에 '초긴장'
[역대급 폭염 비상] 스프링쿨러·안개분사기·냉각팬 풀 가동
- 한송학 기자, 강미영 기자
(경남=뉴스1) 한송학 강미영 기자 = 이른 무더위와 폭염으로 경남에서 3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하는 등 피해가 이어지면서 지역 축산 농가들이 비상이 걸렸다.
소, 닭 등 축산 농가들은 스프링클러, 냉각 팬, 안개 분사 시설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폭염 대비 시설을 예년보다 빨리 가동하면서 피해 대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9일 오전 10시 방문한 진주시 일반성면의 한 닭 사육 농장에는 지붕 스프링클러가 풀 가동되고 있다. 빨라진 무더위에 올해는 스프링클러 가동 시기를 앞당겼다.
1개 양계장마다 3~4개의 스프링클러가 물을 뿌려 지붕을 적시고 있고, 양계장 지붕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는 양계장 주변 바닥을 적시며 주변 온도는 낮추는 효과를 냈다.
양계장 내부에는 공기 순환 시설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양계장 주변의 낮아진 공기를 내부로 흡입하고 내부의 공기는 밖으로 뿜어내는 시설이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농장 관계자는 "올해는 무더위가 빨라져 평소보다 빨리 스프링클러를 가동했다"며 "상당히 더울 때는 양계장 내에 설치된 안개 분사기도 가동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방문한 하동군 양보면의 한 한우 축사 내부 공기는 바깥보다 상대적으로 서늘하다.
축사 천장에는 물안개가 흩뿌려지고 대형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70여 마리 소들은 물안개와 바람을 맞으며 무더위를 달랬다.
농장 소독용 분사기에 약품 대신 물을 채워 축사 전체에 쿨링 안개 시스템을 설치했고, 좁은 공간에 소들이 몰려 체온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축사 한 칸에 1~2마리의 소만 지내도록 조치했다.
농장 관계자 최민용 씨는 "지금껏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피해를 겪지 않았지만 해마다 강해지는 여름 더위가 더 걱정"이라며 "기기 가동으로 인한 전기 요금 부담도 크다. 지원 사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일 오후 낮 기온이 35도 이상 오른 합천군 삼가면의 한 축사도 폭염 대비 시설을 풀가동하고 있다.
축사 시설은 지붕을 제외한 사방이 모두 개방했고 천장에는 대형 팬이 곳곳에 설치돼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축사 내부에는 더위를 식혀줄 안개 분사기가 가동되고 있고 지붕은 최대한 축사 내 그늘을 만들기 위해 공기가 순환할 정도만 개방했다.
변정일 대성축산 대표는 "안개 분사기를 10분 정도 뿌리면 축사 내부 온도가 3~4도 정도 내려간다"며 "소들이 수분 섭취를 많이 해야 해 신선한 물을 자주 갈아준다. 면역력을 올리기 위해 비타민 등 영양제도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합천군에서는 여름철 축산 분야 피해 예방을 위한 축사시설 사전 점검을 하고 예방사업단을 운영한다. 합천축협과 축산단체 등과 협조해 피해 예방 및 상황관리, 신속한 복구에 대비하고 있다.
같은 날 산청군 단성면의 한 젖소 농장은 입구부터 스프링클러를 가동해 물줄기가 농장 주변 바닥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다.
축사 주변을 빙 둘러 설치한 스프링클러는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축사 내부에는 대형 냉각 팬이 풀가동되면서 내부의 공기를 식혀주고 있다.
축사 지붕에도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더위가 심해지면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농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산청군은 여름철 축산재해 신속 대응 및 적기 상황대처를 위한 전담반을 운영하며 축산 재해 예방 지도·점검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경남에서는 지난달 16일 가축 폭염 폐사 신고가 처음 들어온 이후 138개 농가에 가축 3만 6000마리 이상이 폭염으로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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