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AI CNC 실증센터' 개소…공작기계 기술 국산화

해외 의존도 높은 공작기계 분야 기술 독립 추진

한국전기연구원 ‘인공지능(AI) CNC 실증센터’ 전경.(전기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우리나라 공작기계 분야 기술 자립과 첨단화를 추진할 ‘인공지능(AI) CNC 실증센터’를 개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또 다른 기계라는 의미로 ‘마더 머신(Mother machine)’으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CNC(수치 제어반·Computer Numerical Control)’는 인간이 작업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동작한다. 두뇌 역할을 하는 CNC 상위제어기가 컴퓨터를 통해 수치 정보를 처리하고, 이후 손발에 해당하는 CNC 하위제어기인 ‘구동계(모터 및 모터 드라이브)’에 위치·속도·회전 등 각종 활동을 지시하는 구조다.

CNC는 최고난도의 분야로, 우리나라는 90% 이상을 일본과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 저변이 약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CNC 국산화에 노력하면서 일정 구성 요소 단위에서는 성과도 거뒀으나 해당 기술을 공작기계 전체와 통합했을 경우 종합적인 신뢰성까지는 확보하지 못해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지난 10여년 간 공작기계 분야를 연구해 온 KERI 정밀제어연구센터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NC 기술에 대한 장기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본격화된 해당 사업은 경남도와 창원시가 함께했다. 2021년 정부가 창원시를 ‘정밀기계 특화단지’로 지정한 이후 2022년 ‘AI CNC 실증센터’를 착공했다.

AI CNC 실증센터는 연 면적 3405㎡에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됐다. 건물 공사비로 120억 원(도비 36억원, 시비 60억원, KERI 24억원)이 투입됐고, 180억 원 규모의 장비 73대(45종)가 들어선다.

KERI는 실증센터를 기반으로 경남 창원산단에 위치한 공작기계 분야 기업들의 제품 성능을 검증하고, 이들 간 협업으로 CNC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역할별로 앵커기업(국산 CNC 원천기술 개발), 공급기업(핵심부품 사업화), 가공기업(공작기계에 CNC 장착)으로 분류해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유기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경남 지역에 보급되는 CNC의 50% 이상을 국산화하고, 연간 3000억 원대 수입대체 효과를 거둔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공작기계에 첨단 인공지능(AI) 기술도 도입한다. AI CNC 실증센터를 통해 KERI 인공지능연구센터 전문가들이 신뢰성을 갖춘 빅데이터를 다수 확보하고, 공작기계의 첨단화와 스마트화를 추진한다. 2030년까지 경남에 500개 이상의 AI 공장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 창출을 기대한다.

KERI 김남균 원장은 "최고 품질의 CNC를 생산해 국내 수요 충족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