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 단계 '경도 인지장애'…"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필요"

장준호 센텀종합병원 과장 "매년 10~15% 치매로 악화"

장준호 센텀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이 경도 인지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센텀종합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급속한 고령화 속에 치매 환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 환자 수는 105만여 명(10명 중 1명)으로 추정된다.

치매로 인한 사망률(10만 명당 사망 인원)도 2013년 17.0명에서 2023년 27.9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국내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치매와 관련해 두드러진 현상은 경도(경미한) 인지장애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경도 인지장애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3년 8만5140명에서 2023년 32만4900여 명으로 10년 새 약 4배 늘었다. 인지기능 장애의 주요 증상에는 기억력 저하, 집중력 저하, 언어능력 저하 등이 있다.

장준호(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센텀종합병원 과장은 "경도 인지장애 환자들을 추적 관찰하면 매년 10~15%가 치매로 악화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발생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고 말했다.

경도 인지장애는 각종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경도 인지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우환자와 보호자로부터 병력을 듣고 인지기능 선별검사를 시행한 뒤 자세한 평가를 위해 신경인지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인지기능 장애로 인한 일상 생활능력에 장애가 있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한다.

신경인지 검사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되면 원인 질환을 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하면 MRI나 PET 영상 촬영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 상태 등을 검사한다.

경도 인지장애로 진단됐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빠른 시기에 관리와 치료를 시작하면 뇌 기능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되거나 뚜렷하면 전문의 진료를 받고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운동과 인지 재활 등 비약물적 치료법을 함께 실시할 수 있다.

장준호 과장은 "경도 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수 있는 중요한 단계이므로 조기 진단과 관리를 통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