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국내 미술관 최대 규모 '백남준 회고전' 개최
부산현대미술관,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 기획
사진, 영상, 아카이브 자료 총 160여 점 출품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현대미술관은 내년 3월 16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 4, 5에서 백남준의 예술적 도전을 조명하는 전시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백남준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미디어아트의 개척자다. 해프닝과 행위예술, 텔레비전과 방송, 인공위성, 대규모 비디오 설치와 레이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 실험적이고 창의적으로 작업했으며, 여전히 가장 '현대적인 예술가'로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항상 새로운 매체와 예술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았던 아방가르드 예술가, 백남준에게 헌정하는 회고전이다. 부산현대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가 공동 기획했다.
백남준 사후 개최된 회고전 중 국내 미술관으로는 최대 규모로, 총 160여 점의 작품과 사진, 영상, 아카이브 자료 등이 출품된다. 특히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 87점, 자료 38점, 비디오 15점은 부산에서는 처음 선보인다.
전시는 백남준의 플럭서스 초기 활동부터 2006년 서거 전까지 도전했던 레이저에 이르기까지 백남준이 작업했던 모든 예술적 매체를 조명한다.
먼저 청년 백남준이 스스로를 예술작품의 매체로 다루며 예술적 자아를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초기작인 1961년 퍼포먼스 비디오 '손과 얼굴',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양동이 주변에서 오줌을 누면서 자신의 국가를 부르는 퍼포먼스 '플럭서스 챔피온 콘테스트'(1962) 사진자료 등을 소개한다.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에서 전시됐던 텔레비전 작품들 'TV를 위한 선' '자석 TV' '왕관 TV'를 비롯해 전시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진들도 볼 수 있다.
백남준이 만든 첫 번째 로봇인 '로봇 K-456'과 슈야 아베가 그린 로봇 장치의 도면들과 백남준이 아베와 주고받은 편지 원본도 선보인다. 백남준과 오랜 기간 협업한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의 'TV 첼로'와 '오페라 섹스트로니크'도 함께 전시된다.
별도로 마련된 영화관에서는 백남준의 대표작 비디오 15점을 대형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백남준 스스로가 자신의 예술을 설명하는 인터뷰 형식의 비디오 '백남준: 텔레비전을 위한 편집'(1975)을 비롯해 '존 케이지에게 바침'(1973)부터 '호랑이는 살아있다'(1999) 등이 상영된다.
1층과 2층이 연결되는 특별한 공간에서는 8미터 높이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나뭇가지에는 모니터들이 매달려 있는 대규모 설치 작품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를 감상할 수 있다.
2000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백남준이 마지막으로 전시했던 레이저 작품 '삼원소', 한국의 역사적 격변부터 백남준 개인의 깊은 번뇌까지 108개의 TV 모니터를 통해 짧게 분절된 비디오로 보여주는 작품 '108번뇌'를 만나볼 수 있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백남준이라는 세기를 뛰어넘는 선각자의 대회고전을 통해 인간과 예술, 그리고 기술 문명의 관계를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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