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 문화재구역 축소' 재추진 논란
전체 중 약 4분의1 축소하는 조정안 제출… 문화재청 심의 앞둬
환경단체 "보호보다 개발 우선인 행정 안돼… 균형 맞춰야"
- 이현동 기자
(부산=뉴스1) 이현동 기자 = 부산 강서구가 낙동강 하구에 지정돼 있는 철새도래지 문화재 구역을 축소하려는 행정절차를 추진중인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다.
6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강서구는 지난달 초 ‘천연기념물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 문화재 지정구역 조정안’을 시에 제출했다. 문화재 구역 총 87.27㎢ 중 서낙동강·평강천·맥도강 등 약 20㎢ 구역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시 문화재위원회가 해당 안을 검토한 후 같은 달 30일 문화재청에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안건이 상정되면 오는 13일 문화재청 심의가 열린다.
구의 이 같은 문화재 구역 축소 추진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번에는 문화재청이 철새들의 대체 서식지를 마련하는 방안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조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구는 현 문화재 구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체 서식지로 적합한 부지를 물색·선정해둔 상태이며 세부적인 구체화 방안까지 마련해 이번 조정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가 이렇게까지 문화재 구역 축소를 추진하는 이유는 이 지역이 철새도래지로서의 기능을 일부 상실했다고 판단한 데다 연간 방문하는 철새의 개체 수도 수년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매년 진행하는 낙동강하구 생태계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조류의 개체 수는 보고서 발간 시점(매년 9~10월) 기준 △2021년 21만 7885마리 △2022년 16만 8041마리 △2023년 16만 5579마리로 집계됐다.
또 낙동강 하구에 문화재구역이 처음 지정됐던 1966년에는 231.9㎢ 구역이 지정됐으나 2011년까지 철새도래지로서의 가치 상실, 환경 정비, 공단 조성 등 다양한 이유로 총 11차례 구역 축소가 이뤄져 왔다.
구는 이번 조정안이 수용되면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해 지역경제·산업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문화재 보호구역은 지정구역에서부터 500m 범위까지는 개발 행위 등을 할 때 반드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지가 되기 때문에 각종 사업 진행이 제한된다.
따라서 구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 강서구에 연구개발특구 등 대형사업을 추진하려면 현실적인 선에서 구역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꾸준한 도시화로 인해 철새도래지를 둘러싼 지역 환경이 계속 변해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휴식터·먹이터로서 온전한 기능을 못 하는 구역을 계속 묶어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대체 서식지에 대한 방안을 마련했으니 환경적인 측면에서 무조건 파괴·훼손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 환경단체는 구의 이번 결정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개발행위 등으로 인해 환경훼손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구역 전체가 점점 더 철새도래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안 그래도 개발압력이 높은 지역인데다 이미 철새도래지 기능을 많이 잃은 상태인데, 이유를 찾고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은 채 또 축소하려는 행정은 문제가 있다”며 “개발사업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환경보존을 배제해선 안 된다. 단순 모니터링만 할 게 아니라, 면밀한 조사·분석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정책으로도 연결해 경제와 환경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lh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