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권과 유권자]③목재에서 플라스틱까지…투표함 변천사
2016년부터 홀로그램 스티커 부착…투표함 바꿔치기 논란 차단
-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가 투표함에 담긴 후 오염·훼손·탈취 없이 개표소까지 안전하게 옮겨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표함은 외부의 환경이나 충격 등으로부터 투표지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하고 보관과 운반이 용이해야 하며 신뢰성·경제성까지 갖춰야 하기에 시대 변화에 따라 소재·형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48년 첫 선거, 목재 투표함
1948년 5월10일 대한민국 첫 선거 당시 사용된 투표함은 목재 투표함이었다. 이때부터 1960년대까지 각종 선거와 국민투표에 목재 투표함이 사용됐다.
10년 넘게 사용된 목재 투표함은 시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낡아지면서 운반 도중 망가지지 않고 비바람과 풍랑으로부터 안전하게 투표지를 보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투표소 주변에 난동과 방화 등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던 혼탁한 선거환경에 따라 튼튼한 투표함이 요구되기도 했다.
1971년 들어서 투표함은 제7대 대통령·제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철제 소재로 변경됐다. 그러나 무게가 20kg에 육박해 건장한 성인 2명이 들기에도 벅찼고 오래 두면 녹이 슬어 관리 비용도 부담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1991년 지방선거에서는 철제 투표함보다 무게는 절반 이하, 부피는 5분의 1 이하인 조립식 알루미늄 투표함을 제작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다만 제작단가가 8만원 정도로 비싸다는 점이 흠이었다.
◇4개 선거 동시 실시…부피 적은 골판지 투표함
1995년 실시된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대한민국 최초로 4개 선거를 한번에 치르기 위해 투표함 약 5만6000개를 추가 제작해야 했다. 기존의 알루미늄 투표함은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데다 제작과 유지보수비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대안 마련이 필요했다.
선관위는 미국의 몽고메리에서 우리나라 라면박스 정도의 강도로 만든 종이 투표함을 사용하는 사례를 발견, 여야 간 합의를 거쳐 보관·유지·보수가 필요없는 1회용 조립식 골판지 투표함을 도입했다.
크기는 알루미늄 투표함과 비슷했지만 제작 단가가 6000원 정도로 알루미늄 투표함 대비 28억2000만원 정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다만 골판지 재질이다 보니 철제나 알루미늄에 비해 강도가 약하고 외부충격에도 취약했다. 이를 보완하고자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조립식 다회용 플라스틱 투표함이 사용되었다. 침수 등 기상 여건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2006년 종이투표함 부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는 편리성이 좋은 1회용 조립식 종이 투표함이 다시 부활했다. 이후 한동안 사용되던 조립식 종이 투표함은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를 계기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조립식 종이 투표함은 조립 후 바닥과 뚜껑의 면과 면 사이 이음새 부분에 테이프를 이용한 봉함·봉인을 하게 되는데 투표개시나 마감 시 일부 이음새 부분 봉함에 소홀하거나 봉인 인장을 누락한 경우 부정선거 논란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부터 선거관리위원회는 테이프로 봉합하지 않아도 되는 뚜껑과 본체로만 구분된 강화플라스틱 투표함을 사용했다.
◇특수봉인지 부착, 투표함 지킨다
2020년 실시됐던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선관위가 사전투표지를 위조해 투입하고 사전투표함을 바꿔치기 했다는 음모론이 제기된 적이 있었다. 2022년 7월28일 대법원에서는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선관위는 2012년부터 투표마감 후 투표함 뚜껑과 본체를 결합한 자물쇠와 투표용지 투입구 위에 정당·후보자 측 참관인과 투표관리관이 서명한 특수봉인지를 부착, 개표 전에는 그 누구도 무단으로 투표함을 열거나 바꿔치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투표함에 고유번호가 적힌 홀로그램 스티커를 부착해 투표함 바꿔치기 의혹 제기 가능성을 차단했다. 투표함은 개표소로 이송할 때에도 정당·후보자측 참관인과 투표관리관, 경찰관을 동반하므로 바꿔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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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5월10일은 제12회 유권자의 날이다. <뉴스1>은 선거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의 주권의식을 높이기 위해 부산시선관위와 함께 4차례에 걸쳐 선거 참여의 중요성, 투표용지와 투표함에 깃든 역사, 선거제도의 변천사 등을 짚어본다.